유시민 | 생각의길 | 2024.6.26~27
아이패드와 만난 이후 종이책 읽기 속도가 처참할 정도로 느려졌는데 간만에 정상일 때 정도의 빠르기로 읽어내린 책. 디지털에 찌들어 고장난 뇌를 정상 작동하게 할 정도로 집중도 있는 내용과 글발이라고 평가해줘야겠다. (부러움...)
내용은 제목의 '그'인 윤석열이라고 쓰고 윤완용, 윤산군, 용산 주정뱅이라고 읽는 그자다. 더 적확한 단어들이 내 뇌속에 랩으로 줄줄이 떠오르고 있지만 내 블로그 품위의 하한선을 지키는 의미에서 활자로 옮기진 않겠다.
이명박 때 2메가 메모리 단 공구리 삽이라고 욕했는데 이건 유작가의 표현을 빌려오자면 '사악하고 어리석은' 데다가 자기만 다 옳음. 저보고 아니라는 사람은 다 적이고 악인 완전 무대뽀. 이 책을 통해 기억하게 된 '더닝-크루거 효과' 대로 너무 어리석어서 자기가 어리석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자기객관화 0인 인간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게 이 나라의 불행이고 내 개인에게도 정말 불운이다.
박근혜를 떠나보내며서 이제 내 인생에 최소한 나보다 멍청한 대통령을 만나는 일은 없겠지 했는데 더한 놈을 현실에서 겪고 있음. 서울대 법대에 사시 패스도 했으니 너보다 공부 잘 했지 않았느냐는 반론이 나오겠으나 거기서 딱 멈춘 화석. 울 부친이 우리에게 처음 사준 도스 컴퓨터 당시 몇백만원이었다. 윤석열의 수준은 그때는 비쌌을지 모르나 거기서 전혀 업그레이드가 안 되어 돌아가는 프로그램도 하나 없는 구닥다리 컴퓨터. 최대한으로 뻥튀기해서 올려치기를 해서 봐줘도 팬티엄이나 되려나? 저들이 증오하는 486 컴퓨터 수준도 될까말까지.
민들레 등에서 유시민 작가가 썼던 글이 상당수 그대로 인용되어 익숙한 내용이 많긴 하지만 책 한권이라는 긴 호흡에 풀어낸 윤석열 분석과 그의 추종자(라고 쓰고 따라지라고 읽는다)와 이익 공동체에 대한 비판, 특히 기레기란 단어도 아까운 언론사 종업원에 대한 평가는 정독할 가치가 있다. 현 한국 언론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난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을 떠올렸다. 비싸게 산 휘슬러든 뭐든 간에 억지로 살려서 쓰는 건 건강에도 안 좋고 무용한 노력이니 낡은 프라이팬은 버리고 깨끗한 새 걸 사서 쓰는 게 낫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를 버리자는 데 적극 공감함.
이명박 때 금강산 막히고 박근혜가 개성공단 엎으면서 한국사를 20년 후퇴시키더니 이 XX는 50년 전으로 돌려놓고 있는 걸 실시간으로 보자니 진짜 혈압이 팍팍 오른다.
사마천이 수천년 전에 얘기했고 이 책에서 유시민이 옮겼듯이 하늘의 도 따위는 없고 천벌 같은 것도 없다. 내가 늘 주장하는 바가, 천벌 어쩌고는 현생에서 다른 사람들을 쪽쪽 발라먹으려는 권력자들이 다수 기타여러분을 어르고 달래 분노를 빼내기 위한 구멍이다. 저 XX와 그 따라지들은 국민의 손으로 반드시 치워야 한다.
한국 역사의 비극은 반민특위 때 프랑스처럼 반역자들을 다 거꾸로 매달았어야 했는데 그걸 하지 못한 것.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