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마감을 끝내고 뽀삐랑 나가서 책 갖다주러 나가서 빌려온 책.
사실은 화려한 식탁인가 만찬인가 하는 만화를 빌리고 싶었지만 다음주 목요일에도 좀 거~한 마감이 기다리는 관계로 20권에 육박하는 만화를 한꺼번에 빌리기엔 부담스러워서 보던 만화책을 이어서 2권과 로설을 하나 빌려왔다.
그런데 보니까... 내가 12권을 건너뛴 모양. -_-;;; 11권에서 1년의 세월이 지나가 있었음. 다시 12권을 찾아봐야 카이의 손에 이상이 생겼는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풀릴 것 같다. 그걸 제외하고 보면 한권 건네뛴 게 크게 거슬릴 건 없는데, 이번 권 스토리는 쇼팽 콩쿠르에 출전한 카이의 얘기.
그렇지만 이번 권에선 카이의 연주나 음악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다. 그를 빛내주거나 그를 괴롭힐 라이벌들이 중심이 된 것이 13권. 세계는 넓고 뛰어난 젊은 피아니스트가 많다는 걸 증명해주듯 일본을 벗어난 카이의 앞에 중국인 천재 피아니스트가 거대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쇼팽 콩쿠르의 모습이 실감나게 그려진다.
다시 한번... 쇼팽 콩쿠르가 있는 해에 바로 그 시기에 유럽에 가고도 콩쿠르 사실을 까맣게 잊고 바르샤바 근처에 얼씬도 안했던 나의 멍청함을 또 한탄. ㅠ.ㅠ 갔더라면 한국인이 세계의 피아니스트들과 경쟁하고 입상하는 그 현장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었을 텐데. 그리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쇼팽을 원없이 듣고 와서는 아마 남은 평생 쇼팽을 거의 듣지 않았겠지. ㅋㅋ
피아노의 숲이란 만화 전체를 하나의 교향곡으로 봤을 때 이번 부분은 다시 한번 몰아치는 튜티로 가기 위한 연결부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주인공의 종횡무진 활약을 매권 기대하는 사람들에겐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다음 권을 애타게 기다리게 하는 그런 초조감과 절묘함이 있는 내용.
11권 이후부터 비교적 착실하게 책이 나오고 있는데 14권이 빨리 나오면 좋겠다. 그리고 심하게 길게 끌지 않고 쇼팽 콩쿠르 얘기가 15권 정도에서 정리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슬며시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