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의 연속. 엎친데 덮치는지 절대 빠질 수 없는 약속들도 마구 생기고 있다. 내가 한가해서 방바닥 긁을 때는 다들 뭐했냐고.... ㅠ.ㅠ 사실 지금도 마감을 해야할 시간이지만 너무 블로그를 버려두는 느낌이라 잠시 잠수에서 수면으로 뿅~
숙제로 남아 있는 차 시음기를 간단히 써봐야겠다.
아는 작가가 남편이 중국 연수 가서 사온 거라고 선물한 것. 위에 좋고 또 여자한테 좋은 차라고 한다. 감사히 받는데 그녀가 "온, 근데 정말 맛이 없어요." 라고 첨언. 허브차나 화차를 싫어하는 사람은 그 특유의 꽃향이나 풀향을 싫어해서 맛없단 소리를 종종하긴 하지만 이 작가는 나 못지 않게 차를 엄청 좋아하는 매니아인데... 좀 불안해졌지만 차란 놈이 맛이 없어봤자 얼마나 맛없겠냐는 생각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지지난주던가 주말에 개봉.
좀 커다란 꽃술 같은 모양. 초록색 다알리아(가 있다면 ^^)를 말려놓은 것 같은 모양. 색깔이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유리 머그에 넣고 우려봤다. 색깔이 고운 녹색빛이 난다. 녹차맛 비슷한 모양이군 하고 한 모금 마신 순간...
내 평생 이렇게 맛없는 차는 처음이다. 완전히 괴식.... 조금은 친숙한 듯한 맛이지만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이 차를 놓고 한참을 고민하다 드디어 그 맛의 정체를 알아냈다.
바로 데운 녹즙(이 있다면 -_-;)맛.
내가 죽을 병에 걸렸는데 이걸 마시고 낫는다지 않는 이상 도저히 맨정신으로 자진해서 이것만 마실 수는 없는 타인듯. 다행히 향은 그렇게 독하지 않아서 메밀차나 자스민, 카모마일 등 맛과 향이 강한 다른 차를 우릴 때 한두송이 넣으면 거기에 묻혀서 마실만 하다.
다른 차랑 블렌딩해서 소비를 해야할 듯~ 현재까지 시도해본 바로는 메밀차와 궁합이 제일 좋다. 어쨌든 몸에 좋은 거라니까 꾸준히 열심히 마셔는 줘야지~
혼자 죽을 수 없다는 심정으로 차를 좋아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씩 돌려볼까 생각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