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쥬 프레레 THE VERT NOVEAU DU JAPON KAWANECHA-MEICHA
by choco2007. 4. 8.
이름이 엄청 길다. 저 아래에 GRAND CRU DE THE KAWANECHA <<JARDIN DES TROIS VALLEES>> NOBLE THE DU FUJI-YAMA 라고 또 덧붙여 있다. -_-;;;
솔직히 아직도 이 차의 이름이 KAWANECHA-MEICHA 인지 아니면 NOBLE THE DU FUJI-YAMA 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포도주도 아니고 그랑 크뤼니 어쩌니 하는 요란한 설명을 잔뜩 붙여놨는데... 까막눈에 가까운 내 불어 실력으로 해석 가능한 단어들을 조합해 보자면 후지산에서 자란 차나무에서 딴 찻잎으로 만든 마리아쥬의 시즌 한정 녹차다.
알렉산드르 다비드-넬 시음기를 올리면서 간단히 썼듯이 너무나 열심히 이 차를 팔려고 노력하는 마리아쥬의 판매원이 불쌍해서 내 동생이 사 준 차.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이 차를 열심히 설명하고 PLEASE를 연발하는 그를 동정해서 "그래. 그럼 하나 줘봐." 그랬다가 계산할 때 기절하는 줄 알았다고 한다. ㅎㅎ;;;;
우리끼리 하는 얘기로 아마 이 차를 얼마 팔아야 한다는 할당이 떨어졌거나 아니면 수당이 많이 붙었지 싶음.
맛이 없었다거나 하면 엄청 욕을 했겠지만 오늘 오후에 -역시 다른 포스팅에서 잠깐 언급한 바 있는 그 만쥬와 먹기 위해- 끓여봤는데 오호~ 돈값을 제법 한다.
찻잎의 모양이나 풍기는 냄새는 전형적인 일본 녹차 특유의 그 고소한듯 미묘한 향기. 똑같은 차나무에서 딴 잎인데 중국, 한국, 일본의 녹차는 확실히 다른 각자의 풍미가 있다. ㅎ님은 거친 풀향기라고 표현하면서 일본 녹차를 몹시 싫어하는데 난 이 특유의 향기를 또 나름대로 사랑하는 고로...
비싼 친구라고 해서 나름 대우를 해주느라 다관을 내려서 제대로 우려줬는데 일단 첫 물의 색감은 은은한 녹색으로 아주 좋다. 질 낮은 녹차 특유의 그 누런 풀색은 기분이 안 좋은데 고운 연두빛은 내가 차를 제대로 우렸다는 신호이기도 해서 아주 만족. ^^
맛은... 찻잎에서 풍겨지던대로 전형적인 일본 녹차 특유의 맛. 구수한듯 감겨오는 그 맛. 싸구려는 그 두께가 얇고 질 좋은 친구들은 그 풍미가 두툼하고 강하다는 차이로 내 나름으로 퀄리티를 파악하는데 이 친구는 상당히 깊고 두툼하다. 어찌보면 야생 녹차의 맛도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포장에 200CC의 물을 60도의 정도로 데워 5그램을 넣고 2분간 우리라고 했는데 난 평소처럼 7-80도의 물에 2분 정도 우려서 마셨다. 뜨거운 걸 선호하는 내 취향에는 그편이 나아서 그랬는데 언제 시간이 나면 추천하는 레시피대로 한번 끓여봐야겠다.
더불어... 말해봐야 입 아픈 소리지만 확실히 음식은 궁합이 있다. 차없이 하나 맛을 볼 땐 달아서 설탕 같았던 만쥬가 이 녹차와 함께 먹으니 어쩌면 그리 맛이 있는지. 어제 먹은 것과 같은 만쥬가 맞나?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했다. 차와 단 과자는 뗄래야 뗼 수 없는 친구인듯.
선심을 쓰기엔 너무 적은 양이니... 녹차맛에 무지 까탈을 떨고 품평을 즐기는 ㅎ님을 비롯한 몇 친구에게 한 번씩만 맛볼 양만 쬐끔 나눠줘 봐야겠다. 어떤 얘기가 나올지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