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Jewelry - from Antiquity to the Present. 번역한 제목은 적절했다고 생각을 한다.
표지도 검정과 녹색, 황금색의 조화로 대충 보면 고급스러워 보이기도 했고. 얼마 전에 구입한 앤티크 주얼리던가?란 책이 마음에 들어서 필 받는 김에 장신구 관련 서적을 좀 더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로 선택했다.
내용도 고대부터 현대까지 장신구가 발달한 서구와 오리엔트의 대표적인 문화권을 중심으로 다양한 재료와 기법 변화에 따른 장신구 얘기를 빠진 거 없이 얘기해주고 있다. 서양미술사학자들에게 동양 문화와 미술의 이해를 요구하는 건 포기했고, 그건 우리의 손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쪽으로 내 인식이 변화되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불평하지 않겠다.
그러나 이 책을 낸 출판사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책 만들 때 돈 좀 쓰고, 돈이 없으면 정성이라도 쏟아라!"
이 시공아트 시리즈 중 다른 책을 보면서 무지 욕을 했는데... 그 책도 원판은 올 컬러였음에도 여기서 만든 번역본은 상당수를 흑백 도판 처리를 하더니 여기에도 똑같은 행태의 반복. -_-;;; 차라리 아트북이란 이름 자체를 붙이지 않으면 이런 욕은 하지 않겠다.
단가를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이라고 여기까진 용서를 하려고 노력을 어찌어찌 해보겠는데... 엄청난 오타의 향연. 별 중요하지 않은 문장이나 단어가 꼬이고 오타가 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서적에서 미술이나 공예 관련 용어를 잘 못 써서 긴가민가 하게 만들면 어쩌겠다는 건지? 조금 과장을 하자면 테러 수준이다.
더불어 한국 독자의 수준을 엄청나게 높게 봐주는건 고마운 일이지만 각주가 필요한 단어들이 분명 있었다... 정도가 아니라 많았다.
반복되는 오타와 각주 완전 생략은 편집자의 마인드 부족과 업무태만이다. 이렇게 무성의하고 싸구려로 느껴지는 아트북을 만난 건 정말로 오랜만인듯. 앞으로도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책/예술
장신구의 역사
클레어 필립스 | 시공사 | 2007.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