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마신 오랜만에 와인이 상당히 오르는 고로 느낌만 간단히.
1. 중간중간 살짝 지루한 구석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리듬감있고 재미있었다.
2. 선전이나 기존 감상평에서 스토리성을 강조했는데... 시작과 결말의 통일성을 두기 위한 플롯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걸 드라마 발레 수준의 스토리 라인으로 봐야 할지는 좀 의문.
3. 인간의 몸이 훈련을 통해 얼마나 기기묘묘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 새삼 깨닫는 시간. 이래서 서커스인 것이지. ^^
4. 한국 사람들이 많이 능동적이 된 모양이다. 중간중간 관객을 무대로 끌어올려 진행하는 판토마임들이 있었는데 아마 10년 전이라면 계속되는 거부와 썰렁함에 진행하는 연기자들이 죽을 맛이었을 거다. 나름 적극적인 협조로 다 함께 즐거울 수 있었음. 내가 지목당했으면 나는 거부했겠지만. ^^;;;
5. 의자간 간격이 넓어서 아주 쾌적한 관람이었다. 한국에서 한국 운영진과 기술자들이 무대를 개설했으면 훨씬 더 큰 천막에다가 빽빽히 의자를 구겨넣었을 텐데 고마울 따름.
6. 터무니없는 R석 배치에 분노. 좌석의 거의 대부분을 R석으로 배정을 했으니 당연하겠지만 내가 앉은 자리는 잘 봐줘야 S석 정도였다. 한국 기획자들에게 R석이란 게 뭔지 개념 정립을 다시 좀 시켜주고싶다.
7. 통상 허접해 싼맛에 하나 살까말까하는 기념품들과 달리 엄청난 질과 가격. 허접해서가 아니라 넘 비싸서 못 샀다. ㅠ.ㅠ 카니발 가면은 정말 탐이 났으나... 495000원 좀... -_-a
결론은 기대만큼 입이 쩍쩍 벌어지는 엄청난 수준은 아니었지만 한번쯤 볼만한 공연. 거금 투자가 아깝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