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한국에 들어올 때가 다가오니 이것이 미친듯이 인터넷 쇼핑을 했나보다.
아침부터 쉬지않고 택배가 계속 오는 통에 결국 샤워는 저녁에 하기로 포기하고 택배를 열심히 받고 있는데 (거짓말 안하고 내가 주문한 책까지 포함해서 오늘 택배가 5개가 넘게 왔다. -_-;;;;) 생각지도 않은 전화들이 줄줄. 택배가 아니었으면 샤워하고 어쩌고 하느라 못받았을 수도 있는 전화인데... 전화 놓치지 말라는 하늘의 계시였던 모양.
가장 놀랐던 건 정말로 딱 10년만에 온 동네 친구 녀석의 전화.
아무리 어릴 때부터 친하고 서로 남녀로서 감정이 없다고 해도 결혼이란 걸 하게되면 그 와이프와 친분이 없는 한 연락을 하기 쉽지가 않다. 그래서 97년인가... 걔 결혼식에 축의금 낸 이후로 한두번 소식을 들은 것 말고는 연락이 끊어졌는데 이 기특한(?) 놈이 이제 살만한지 한 1년 동안 수소문을 해서 내 연락처를 찾아냈다고 한다. ^^
어릴 때 알던 친구의 좋은 점이 중간에 단절된 세월이 아무리 길어도 절대 어색하지 않다는 것. 정말 10년만에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거의 1시간 가까이 수다를 떨고 또 조만간 만날 약속까지 했다.
갖고 있는 달란트와 너무 다른 현실적인 직종을 택해서 내심 안타까웠는데 결국 길이 그거였는지 자기가 갖고 있는 재능을 살리는 쪽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고 함. 역시 인생은 길게 볼 일인 모양이다.
설렘은 없으나 반가움은 가득한 전화였다. 이런 연락은 좀 더 자주 와도 좋으련만. ㅎㅎ
잡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