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순조로울 수도 있었던 박완서 편 역시 번역자가 촬영 현장에서 말을 바꾼 바람에 격동을 치고 있다. 그나마 PD를 포함해서 모두 함께 있을 때 내가 통화를 해서 그 사람이 OK했던 걸 엎었다는 걸 모두 알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제대로 세팅 못한 죄를 옴팡 뒤집어쓸 뻔 했음.
더불어 문제가 많던 막내작가는 결국 교체결정. 오늘 오전에 면접을 봐서 다른 친구를 부르기로 했다. 누누이 말 하지만 일 못하는 건 얼마든지 참을 수 있어도 거짓말하고 말 바꾸는 건 절대 용서가 안 되는 고로. -_-+++
컴앞에 대기하면서 시간이 남아 이리저리 서핑을 하다보니 문국현이라는 이름이 수면 위로 확 떠오르고 있네.
약 한달 전부터 슬며시 나타나긴 했지만 찻잔 속 태풍 중 하나려니 했는데 생각보다는 꽤 강도가 커질 조짐이 보인다. 대역전극을 형성해서 가는 곳마다 설거지만 산더미처럼 남겨놓고 한 재산 챙겨서 튀는 저 돌뎅이를 영영 치워준다면 감사할 따름이지만 어느 정도의 파급력이 있을지. 정말 두려운 건 조중동의 언론 플레이 덕분에 저 돌뎅이 치하에서 이 나라가 잘 돌아간다고 믿고 있다가 그 5년 뒤부터 한 50년 동안 설거지를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일이다.
이번 대선은 차선도 아니고 차악이 누가 될지를 고민하는 선택이 될 판에 정동영씨가 여당연합후보 당선된 걸 보고 '이분들이 이번 대선은 아예 포기하셨구만' --; 이라는 허탈감에 빠져 있는 터라 정치 얘기는 안 하려고 했지만... 그래도 두어번 만나고 나름 인상이 남았던 인물이고 아주 조금이지만 희망 비슷한 게 보이는 터라 그냥 또 끄적끄적. <-- 여기서 강조. 내가 누군가를 안다는 건 내 입장에서다. 상대의 기억에 내 존재감은 0% 상황을 설명하면 '아~ 그렇군요.' 정도겠지. ^^
벌써 7년 전인가? 유한킴벌리의 최고경영자 시절, 섭외를 했었는데 냉큼 달려오거나 해달라고 매달리는 상당수와 달리 스스로는 사양하고 이미 물러난 자신의 전임자를 연결시켜줬다. 다행히 그 전임자의 경력이 담당 PD의 마음에 들어서 전임자가 주인공이 되고 문국현씨는 지나가는 인터뷰어 정도로만 출연을 했었던가(? 이 마저도 가물가물이다. -_-;) 그랬었다.
개인 차원에서 엄청난 홍보가 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의 주인공을 사양한다는 사실이 좀 짜증스러우면서 (섭외에 잘 응해주는 사람이 좋다. ^^)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건 전적으로 내 느낌이지만- 자신은 충분히 그 자리에 나설 수 있는 사람이지만 선배를 예우하는 차원에서 양보한다는 그런 묘한 뉘앙스랄까 분위기를 읽었었다.
이번엔 양보해도 다음에도 나올 자신이 있다는 걸까? 라는 생각을 언뜻 했었던 기억이 희미하게 난다. 지금은 쪼끔은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 당시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엄청난 홍보였을 텐데. 고건씨도 서울시장 선거 때 그 프로그램을 엄청나게 잘 써먹었었다. (이번 선거에 고건씨가 나왔어야 했는데. ㅠ.ㅠ 바보 열우당 XX들.)
문국현이라는 사람 자체보다 내 인상에 남았던 것은 촬영 때 물질적인 지원이 없었다는 점. 그때 담당 PD가 약 만드는 회사 촬영하는데 촬영팀한데 박카스 비슷한 거라도 하나도 안 돌린다고 투덜거렸던 기억이 난다. 돈봉투를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건 프로그램의 특성상 아주 엄격하게 관리했으므로 불가능~) 촬영 가면 밥도 잘 사주고 이런저런 지원이 심심찮았는데 그건 정말 아주 예외적인 일이었다.
다른 팀들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기억에 촬영 중간은 물론이고 방송 뒤까지 밥 한 번 안 사준 곳은 유한과 안철수 바이러스가 유二했다.
현장에서 열나게 뛰어다닌 촬영팀 입장에서는 좀 야속했을 수 있겠지만 난 그 일이 괜찮게 다가왔었다. 이렇게 정경유착이 심한 나라에서 깔끔하게 유지되는 기업은 이래서 다르구나 라는... 그런 인상을 받았다고 할까? 그래서 주인공도 아닌, 스치고 지나가는 조연 내지 단역인 문국현이라는 이름을 기억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사람 대선 출마 선언을 했을 때는 '아니 멀쩡해 보이던 양반인데, 갑자기 돌았나?' 라는 생각을 했다는 걸 고백해야겠음. 완전히 무관심하게 있다가 2주를 한국을 떠나있다 돌아와보니 꽤나 커져 있네. 그리고 아직 기대까지는 아니지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눈에 핏발을 세우고 똘똘 뭉친 기존 언론들 + 포털의 장벽을 어느 정도 돌파할 수 있느냐가 1차 관건. 어차피 우리 부친을 포함한 딴나라당 지지자들은 딴나라당이 자기집 돈을 털어가거나 걔들 중 누군가가 자기 딸을 어쩌지 않는 이상 모든 뻘짓을 있는대로 다 해도 절대로 지지 정당 안 바꾼다.
문제는 딴나라도 싫지만 열우의 무리들도 싫은 부동표들이지. 그 표심을 문국현이 잡아서 응집시키는 것까지는 가능하다고 해도 그걸 과연 언론이 인정을 해서 5년 전 같은 단일화가 가능하도록 해줄지? 5년 전의 그 실패가 뼛속까지 각인된 인종들이라 여론이 일어도 막아버릴 듯...
여하튼... 정말로 만에 하나 단일화가 된다면... 10년 전 이회창씨와 김대중씨를 놓고 고민할 때에 이회창에게 줬던 이유를 깔끔하게 붙여줄 수 있겠군.
결국 둘 다 찍지 않고 다른 사람을 찍었지만 (하늘을 우러러 딴나라를 찍을 수는 없었고, 김대중을 찍는 자는 내 딸이 아니라는 추상같은 부친의 엄명을 거역할 수도 없어서. -_-;;;) 그떄 이회창이라는 인물에 호감을 가졌던 이유가 정치경력이 짧아 딸린 사람이 적다는 거였다.
오랜 세월 함께 굶고 고생하며 광명의 그날을 기다린, 챙겨줘야할 거지떼들이 거의 안 딸렸으니 X먹어도 좀 덜 X먹지 않겠냐는 그런 간단한 이유. ^^; 지난 대선 때 바로 옆에서 지켜봤던, 고작 5년 덜 먹은 딴나라 거지X들의 포스도 정말 끔찍했는데 도합 10년을 굶었으니 청와대에 들어가면... 거기에 지난 3년간 서울시에서 싹쓸이로 악명을 떨쳤던 저 돌댕이 라인까지 더 해지면? 상상만 해도 오싹오싹. ㄷㄷㄷㄷㄷ
만약 문국현으로 단일화가 된다면 10년 전과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겠군. 그나저나 찍지 않을 사람은 확실히 정해놨는데 찍을 사람이 없는 이런 딜레마라니... 고건... 딴나라당 지지자인 ㅎ양마저도 자원봉사로 선거운동까지 할 의사 있다고 했던 대항마였는데... ㅠ.ㅠ
파일 보냈다고 전화 왔음. 일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