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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유럽&두바이2005

2005. 런던 -1

by choco 2005. 11. 6.
두바이에서 영국으로 가려고 보니까 한국이 나름 괜찮은 나라인 것 같다. 런던 간다니까 보딩 직원이 여권에서 열심히 비자를 찾더니 비자 어딨냐고 묻는다. 한국하고 영국은 서로 비자 필요없다니까 놀랜다. 영국이 비자를 요구하는 나라인 것도 처음 알았음.

저 지X맞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솔직히 한국인들이 어렵게 비자를 받아야 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두바이도 영국도 당연히 노비자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상당히 많은 나라국민들은 비자가 필요한 모양.

두바이를 떠나서 런던 히드로로 가면서 했던 투덜이 멘트.

항공사 보딩 직원들은 용어에 관한 영어 교육을 필히 받아야 한다. -_-;;;
통로쪽 좌석 달라고 했더니 또 중간 자리. 도대체 middle 하고 aisle을 왜 구별 못하냐고. JAL도 그러더니... 나도 영어를 잘 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내 발음의 문제로 돌릴 수 없는 문제다.
아랍 에미레이트 항공사에 항의 메일 보내야겠다. (영어로 쓰는 거 엄청 싫어하지만 도움이 되는 컴플레인에 자그마치 24000 마일을 준다고 함. ㅎㅎ)

더구나 최악인 것은 애를 셋이나 데리고 탄 영국인 가족. 그동안 공항이나 비행기에서 난리치는 건 한국 애들하고 남미, 아랍 애들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랬다. 앵글로 색슨 라인 국가쪽 애들은 징그러울 정도로 통제가 잘 되어 있었음 그것도 아닌 모양이다.

얘네들 보면 한국애들 부잡스럽단 욕 못함. 어찌나 시끄럽고 말도 안듣는지. 아예 통제가 안되는 아기라면 몰라도 부모가 좀 심하다 싶게 뻔뻔한 철판. 애 엄마는 포기인지 거의 터치도 안하고 혼자 잡지 보고 있다가 애가 울거나 말거나 담요 뒤집어쓰고 퍼져 자고. 아빠란 인간은 거기에 더해 헤드폰까지 끼고 소음 완전 차단.

애들이 이래서 부모가 저리 됐는지 아니면 부모가 이래서 애들이 저리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하긴 나라도 저렇게 말 안듣는 애가 셋이면 포기할만 하겠음.

메리 포핀스에서 유모가 그 집을 떠나면서 "얘들은 애들이 아니라 비스트에요!" 어쩌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아마 이 애들을 두고 하는 소리인듯. 숫놈 비스트 두 마리와 암놈 한 마리였다. 비스트는 숫놈만 있는줄 알았는데 희귀하긴 하지만 암컷도 있고 그 경우엔 위력이 수컷보다 더 엄청나단 사실을 알았다. 이런건 평생 몰라도 되는데....

여하튼 이 비스트 암컷. 만화에만 나오던 그 휘어진 긴 속눈썹에 인형같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예쁘게 생겼는데... 저대로 크면 예쁜 얼굴에 성질 드러운 전형적인 여조로 성장할 것 같다. 자기 맘대로 안되는 건 절대 넘어가지 않고 발부둥치는 난동에 무한 시간의 초음파 공격. -_-;;; 언젠가 못된 여조가 나오는 글을 쓰게 되면 그 어린 시절 부분에 이 아이의 행동과 생김새를 그대로 묘사하면 될듯.

내 옆에 앉은 무뚝뚝한 아프리카 여자와 이 애들 때문에 친해져서 동병상련의 정으로 돈독하게 왔다. 둘이 한숨 푹푹 쉬면서 자리 바꿔달라고 해볼까... 쟤네 정말 심하다를 연발. 단 한번도 비행기에서 애들 때문에 고생한 적 없었는데 밀린 곗돈을 한꺼번에 다 탄 느낌이었다. ㅠ.ㅠ

비행기에서 고문당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비교적 순조롭게 런던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