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대단히 바쁜 것도 아니고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아니건만 일을 시작하려니 괜히 마음이 묵직.
오늘도 시놉은 하나도 안쓰고 놀았다. -_-;;; 이래서 11월에 시작할 수 있으려나...
일단 생업에 집중하면서 오늘은 여행 기록 정리를 하나 더 하는 것으로 숙제를 대강 마치기로 했음.
11월에 시작 못하면 12월에 하지. 취미 때문에 스트래스 받지는 말자. 그러면 취미로서 의미가 없음.
인형 박물관을 나와서 코벤트 가든으로 이동.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동생께서 지시하신 비누를 사기 위해 러쉬에 갔다는 표현이 맞겠다. 요즘 바디샵과 록시땅을 누르고 한참 뜨고있는 자연 비누 브랜드인데 그 블럭 전체가 냄새로 진동을 한다. 그 안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움. 골목에서야 향기롭지만 안에 들어가니 정신이 다 멍하던데 하루종일 그 냄새 안에서... -_-;;; 하긴 조금 있으니 후각이 마비되서 별반 신경쓰이지도 않긴 했다.
사오라는 비누와 샴푸바 가격을 보고 1차 기절. 그나마 한국의 반값이라는 동행녀의 말에 다시 기절. 어쨌든 평화와 미안한 마음에 넉넉히 산다고 샀는데 (대충 10개 정도) 쪼잔하게 그것만 사왔냐고 구박 받았음. -_-; 통 크고 취향 고급인 부친과 동생을 둔 통 작은 서민의 설움....
거리의 가수라고 해야하긴 하는데... 거리의 가수 치고는 노래를 지나치게(?) 잘 부른다. 오페라 아리아를 불러제끼는데 수준이 한국의 어지간한 오페라 공연보다 나았음. 공연을 위한 무대가 아님에도 코벤트 가든의 울림이 엄청 좋았다는 것도 일조를 했겠지만... 울림이 안맞는 음정까지 커버해주는 것은 아니지... 일단 플랫되지 않는 고음만으로도 그녀는 수준급.
일단 인형에 필 받은 김에 코벤트 가든에 있는 유명한 인형가게로 가서 구경하고 아는 작가의 딸을 위한 종이 인형극 극장과 나를 위해 니진스키& 파블로바 종이인형 구입. *^^* 종이 인형이라고 절대 우습게 볼 수 없는게 인형들의 의상과 동작이 그들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를 정확하게 재현하고 있다. 이건 절대 소장가치 있음. 언제 시간나면 스캔해서 올려봐야겠다. 기대해도 됨. 그 인형을 그린 사람은 발레사와 의상사를 정확히 꿰고 있다. 자료로 써도 될 정도로 정교하다.
교통 박물관. 그냥 옆에서만 보고 사진만 찍었다. 들어가진 않았음. 일단 별로 흥미가 없었다는 것이 1차 이유. 2차는 감히 런던에서 입장료를 받는 뮤지엄이란 사실. ^^; 런던에선 돈 내고 박물관 들어가는 것이 괜히 손해보는 것 같다.
동행녀는 막스&스펜서로 가고 난 코벤트 가든 오페라 하우스에서 예약한 표를 찾은 다음 바로 옆에 있는 연극 박물관으로 이동. 여긴 연극 박물관. 여기는 돈을 내고라도 구경하고 싶은 곳이었는데 기특하게도 공짜다. ^^
옛날 연극 포스터며 극장도 작지만 재현해 놓고 있어서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마침 영국 연극의 역사라는 내 취향에 맞는 특별전을 하고 있어서 재수가 좋았다.
옛날 사진들과 이건 옛날 극장 무대 모습을 축소한 모형. 축소라고 해도 꽤 크긴 하다. 이 사진들은 상설 전시물들.
특별전 사진들은 분량이 좀 되는 관계로 다음에 또. 역시 일은 시작하기도 전에 인간의 기운을 팍팍 빼는 힘이 있다. 6달 일하고 6달 여행 다니는 선배의 담대함이 너무나 부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