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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춤

몬테카를로 발레단 - 신데렐라 (2005.10.29)

by choco 2005. 10. 30.

첫 장면

공연 환경과 내용을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으니 일단 공연 외적인 얘기부터.

새로 개관한 성남 아트센터로의 초행길이었다. 아마 몬테카를로 발레단이란 엄청난 당근이 아니었다면 절대 갈 일이 없었을 그리고 이 정도 큰 껀수나 돈벌이가 아니면 절대 갈 일이 없을 머나먼 분당까지의 길.

잘 찾아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홈페이지에 올려진 길찾기 안내도 자세했고 또 이정표에서 성남아트센터 가는 길이 잘 표시되어 있어 그것만 챙겨도 대충 길을 잃지않고 찾아갈 수 있다.

외경이며 주변 조경도 잘 되어 있고 주차장도 한산하고 넓어서 더구나 공짜 일단 아트 센터의 첫 인상은 참 좋았다.

막힐 것을 예상하고 일찌감치 출발한 덕분에 1시간 30분 전에 도착해서 저녁 먹을 걱정을 했는데 지하에 있는 카페테리아도 바가지 씌우는 일 없이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분위기였다.

거기다 덤으로 마침 저녁인지 대충 참인지를 먹고 있는 마이요 등등 무용수로 짐작되는 몇몇을 봤다는 것도 뜻밖의 횡재. ^^ 사인 받고 사진 찍고 하기는 귀찮아서 그냥 눈으로 봤다는데 만족하고 배를 채우는데 몰두한 뒤 표를 찾아 2층으로 올라갔다.

앉을 곳이 형편없이 부족해 고생시키는 여타 연주홀과 달리 거의 어지간한 호텔 수준의 휴식 공간을 갖춘 로비도 정말 훌륭하단 얘기가 절로 나왔다.

그렇게 만족감을 갖고 자리에 앉았을 때 좌석간 간격이 넓은 것에도 일단 만족. 그런데 줄간 높이가 좀 낮은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 시작. 그래도 이렇게 신경써서 지은 홀인데 설마 관람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했겠냐. 어련히 알아서 잘 했겠지 믿고 공연을 기다리는데, 어라! 앞에 사람이 앉으니 절대 큰바위 얼굴도 아닌 정말로 일반적인 사이즈 무대가 떡하니 가린다.

그러고보니 좌석이 엇갈리게가 아니라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2층이었음에도 무대와 좌석간의 거리감이 거의 다른 공연장 3층에 앉은 느낌을 육박한다.

성남아트센터를 설계한 사람은 공연장 로비와 외경 구경은 많이 했을지 몰라도 실제로 앉아서 공연을 본적은 없는 사람임을 확신했다. 단 한번이라도 공연장에서 공연을 봤다면 절대로 이런 초보적인 배치는 하지 않는다. 설계자가 누군지, 그리고 이걸 그대로 오케이 한 감리자가 누군지 정말로 보고 싶었음. 이렇게 돈으로 바른 건물의 용도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 이런 엄청난 실수를 하다니.

일단 여기서 기분을 좀 잡쳤으나 그래도 기대하던 베르니스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또 다시 불길한 예감 엄습.

분명 이런 공연은 초등학교 1학년 이상만 출입이 가능한데 내 앞줄에만 해도 분명한 미취학 아동 2명이 각기 다른 가족과 함께 등장. 여기는 그런 관리가 절대 안됨을 확인. 그래도 절대 통제 안되는 남자아이들이 아닌 것만도 감사하면서 앞 자리의 머리들을 피해 어찌어찌 시야를 확보해 공연을 보려는데 이제 1막이 거의 끝날 때까지도 늦게 온 관객들의 입장이 계속된다.

내가 저 사람들의 왔다갔다 하는 머리통을 보려고 돈을 내고 이 먼 경기도까지 토요일에 오지는 않았는데. 열이 팍팍 받기 시작. 이쯤되면 조르주 동이 부활해 볼레로를 춤춰주지 않는 이상 집중도 바닥이 된다. -_-;;; 그리고 좀 미안한 얘기지만 오늘 왕자님은 절대 조르주 동은 아니다. 신데렐라도 플레세츠카야나 삐에뜨라 갈라가 아니다.

결국 1막은 열나는 걸 참느라 떠나기 직전에 본 스팔타커스처럼 거의 집중하지 못한 무대. 늦게 들어오는 관객들 때문에 열내면서 내가 정말 한국에 돌아왔구나를 실감했다면 너무 서글픈 일일까?

서론이 지나치게 길었고... 진짜 중요한 공연 얘기를 하자면...



갈때는 혹시 늦을까봐 2시간 전에 출발한 보람도 없이 30분만에 도착했는데 반대로 집에 올 때는 장장 3시간에 걸쳐서 귀가. ㅠ.ㅠ 작년 요맘 때 앙드레 류 오케스트라 공연보고 나오다가도 불꽃축제 때문에 강변 막혀서 엄청 고생했는데 1년 사이에 또 다 까먹었음.

불꽃축제 너무 싫다. 여의도 사는 애들이 벚꽃축제를 저주하는 기분을 알겠음. 다행히 오늘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