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문학 60년을 위해 자료 차원에서 읽은 책.
요즘 나오는 현대사 책들의 상당수가 심한 당파성을 띄고 있는데 이건 그 부류에서 벗어나 있다.
그런 면에서 일단 인정.
한국 현대 문학의 시작을 혈의 루와 같은 개화기부터 잡아나가고 있는데 그렇게 보면 딱 100년이다.
개화기의 문인들이 봉착했던 외래 문화에 대한 충격과 일본의 집요한 획책에 의한 식민사관,
해방 직후 남과 북으로 갈린 치열한 이데올로기 대립.
한쪽은 민족해방을 외쳤고 한쪽은 공산주의 타도를 외친 전쟁.
그 이후에 불어닥친 군부독재 치하에서의 문학들.
한국 문학을 연구하는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역동성은 고난의 액기스들을 모아놓은 한국 현대사 100년에서 너무나 당연한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알던 이름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이름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가 된다. 단편적인 지식이 하나의 실에 꿰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군부 독재 때 뒤늦게 탄압받다가 80년대 후반에 복권된 이름들. (김윤식 선생님 인터뷰에서 자기 연구실에서 책 뺏어간 것에 대한 절절한 원한을 읽었음. ㅎㅎ 나라도 화났을 것 같다. 피 같은 책들을 싹 걷어가다니. 무식한 군xx들)
그때는 정지용이 가장 폭넓게 매스컴을 타면서 각인이 됐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임화와 이태준에 대한 흥미가 많이 생김.
이렇게 억지로라도 재교육을 받았으니 고맙게 생각을 해야겠지. 일 때문이 아니었으면 절대 읽지 않았을 가격과 내용(내용이 나쁘단 의미가 아니라 내 흥미범위 바깥)이긴 하다.
김윤식 선생님 인터뷰 하나 올리고 자야겠다. ^^ 정말 재밌는 분이셨음. 표절과 관련해서 이분의 이름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조금 선입견이 있었고 지금도 난 무엇이 진실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분 주장대로 아니면 좋겠다.
책/인문(국내)
우리 문학 100년
김윤식, 김재홍, 정호웅, 서경석 / 현암사 / 2005년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