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맛인지 너무 궁금해서 지난번 일본 갔을 때 꼭 사오려고 헀지만 긴자에서 찾지를 못해서 마리아쥬만 들렀다 오고 납치에 실패한 홍차이다. 어떤 맛인지 궁금했는데 싸게 구입할 기회가 생겨서 오늘 입수했다.
결론부터 말하라면 대충 끓여서 그런지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아니 상당히 예민한 홍차라는 평가가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조금 덜 우리면 진하고 상큼한 사과향이 기대만큼 풍부하지가 않은데 아주 약간만 시간을 넘기면 그때는 가차없이 써진다. -_-;;;
이런 홍차 때문에 티타이머라는 물건이 필요하지 않겠나 싶은 까다로운 친구.
냉장고 자석 노릇을 하고 있는 타이머를 내려서 한번 제대로 우려봐야겠다.
대충 우려마신 바로는 크게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았다. 과일 가향 홍차는, 특히 사과나 딸기는 싸구려틱한 맛이 나기 쉬운데 그런 인공적인 느낌이 없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점수를 줘야할듯.
수색도 부드럽고 또 맛도 향기에서 풍겨오는 것만큼 진하지 않아서 오히려 좋았다.
밀봉된 상태로 벽장 속에 있는 위타드의 애플 크럼블을 개봉해서 비교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마구마구 일어나는데 최선을 다 해 누르고 있다. ^^;;; 지금 개봉한 홍차들을 마시기도 까마득함. 그리고 무슨 홍차를 그렇게 많이 샀냐고 동생에게 한소리 들을 것이 뻔하다. 뭐든 하나를 끝낸 다음에 열어줘야지.
진주 자스민은 차로 유명한 복건성 브랜드의 말리백호주. 한자로 변환을 시키려고 보니까 없는 글자가 있어서 한글로만. ^^
어떻게 저렇게 말아놓았을까 싶을 정도로 동그랗게 말린 예쁜 자스민티. 일단 모양이 마음에 드니까 맛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그리고 우릴 때 시각적인 효과도 꽤 있다. 동그랗게 말려있는 자스민티가 뜨거운 물에 살살 풀어지는 모습을 보는 것도 차가 우러나길 기다리는 동안의 즐거움.
맛은 전형적인 자스민티. 깔끔하고 상큼하다. 잡맛이나 찝찌름함이 없이 입안을 게운하게 해주는 느낌. 3-4번 우려도 같은 농도의 티가 계속 우러나는 것도 점수를 주고 싶음.
그리고 10g 단위로 진공 포장이 되어 있어서 보관하기도 아주 좋고 주변에 차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보라고 하나씩 나눠주기도 특히 좋았다. ^^
우리나라에서 녹차하면 보성을 떠올리듯 명성을 지닌 산지는 가짜가 아닌 한 이름값을 확실히 하는 것 같다, 가격도 아주 착하고 하니 다 마시면 추가로 구해볼 예정.
와인도 두 종류 마셨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내일은 아침 11시라는 극악무도한 시간에 하는 결혼식에 참석해야함. -_-+++++
이런 시간에 열리는 결혼식은 열에 아홉은 돈만 보내고 무시인데... 꼭 가야하는 한명에 속하는 인간이니 가야지.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