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짱에 부자에 공부 잘 하고 엄청 잘 나가는 1등 남주가 별 볼 일 없는 동급생 여주에게 목숨을 거는 학원물의 전형적인 구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재미있게 봤다는 데 의의를 두겠음.
다시 읽는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한 자리에서 후루륵 다 읽어버릴 정도로 몰입도도 높았고 남주, 여주의 그야말로 소꿉놀이 수준의 연애사는 귀여웠다. 그 나이 또래 애들이 보면 두근거리면서 많은 환상을 가질 듯.
세븐틴 / 이상원
이상원 작가의 글 치고는 굉장히 담백하고 순화된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사고로 27살에서 갑자기 17살이 되어버린 남주가 만난 17살짜리 소녀와 사랑을 하게 되고 다시 27살로 돌아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20살이 된 여주와 맺어지는 이야기. 발상은 신선하지만 17살과 27살을 오가는 그 연결고리랄까... 그 장치가 납득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읽으면서 껄쩍지근.
그래도 후루룩 잘 봤다.
비밀의 아내 / 이상원
제목이 정통 로설 삘이라서 상당히 땡기고 기대를 했는데... 뭐 기대만큼은 아니지만 읽을만은 했음. 중간까지는 그 비밀이라는 것이 뭘까 했는데 그게 파악된 다음부터는 끝이 너무 빤히 보였다고 할까. 이상원 작가의 예전 캐릭터들에 비해서 비교적 정상에 근접하긴 헀지만 역시나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든 아스트랄한 성격의 남주와 여주와 또 주변 인물들이다. 이것보다 더 심한 설정과 캐릭터를 쓰는 작가들이 몰매를 맞는데 이런 성격 설정에도 안티가 별로 들어붙지 않는 걸 보면서 이게 글발이라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회고는 이렇게 투덜투덜이긴 한데... 막판에 여주가 삽질하는 걸 제외하고는 사실 꽤 재미있게 읽었다. 아무래도 난 독서쪽은 M의 취향이 좀 있는 모양. *^^*
남극에 사는 기린 / 휘은서
의지~ 결의~에 이은 시리즈 마지막 편.
의지와 결의 남매의 정적인 싸가지 시동생과 집안끼리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오랜 친구 린의 이야기이다. 이 책이 나왔을 때 평이 이전 작품에 비해서 좀 별로였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2권을 보면서 조금 동감을 하긴 헀지만 그렇게까지 씹힐 졸작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요즘 로설을 읽는 지구력이 떨어져서 2권짜리는 읽다 말다를 많이 하는데 이건 하루에 2권을 다 독파. 2권은 좀 사족이고 1권에서 끝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작가가 얘기하고픈 사랑 얘기는 2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게 이해가 되는 고로...
표지가 좀 깨기는 하지만 책 자체는 공을 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이 들었음. 재미있게 읽었다.
결혼 - 늦은 용서 / 윤태루
예전에 연재할 때 읽다말다 했는데 이번에 책으로 죽 완독.
궁개도 그렇고 이 작가는 참 극단적인 캐릭터와 상황을 즐겨 사용을 하는 것 같다. 재미도 있고 몰입도도 상당히 높기는 하지만 때때로 좀 피곤하달까? 사랑이라는 게 꼭 5:5로 균형이 맞을 수는 없지만 남주가 별로 용서가 되지 않아서 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