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형 | 신영미디어 | 2008.1.29
어제 편집자 만나서 선물받은 (= 삥뜯은. ^^ 원하는 책이 있냐고 물을 때 서슴없이 요구.) 책이다. 사려던 책을 선물 받으면 괜히 돈 굳는 것 같아서 기분이 배가 됨.
이 책은 컨디션이 별로일 때 만났더라면 아마 괜찮았다는 기록만 남기고 리뷰를 패스했을 것 같다. 내용이 재미없다거나 하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 굳이 이 소리 저 소리를 덧붙일 필요가 없는 전형적인 이서형 작가표 글이기 때문에.
내가 이전에 끄적여놨던 이 작가 작품들에 대한 찬사와 아쉬움이 그대로 반복될 것 같아 세부적인 부분들은 생략하고 느낌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초기작이라고 하는데 수정을 잘 했는지 어설픔이 거의 없다. 남주가 연하라는 걸 제외하고 지나치게 전형적인 할리퀸 구도라는 건데 솔직히 이 작가의 책을 잡으면서 그걸 불평한다는 건 그야말로 비난을 위한 비난이니 패스.
여전히 끈적하고 뜨겁고... 다만 내게 거슬렸던 건 간간히 우리의 일상 구어체에서 벗어난 할리퀸적인 대화와 묘사 정도. 아마 처음 글을 쓸 때 사용했던 그 어색한 표현들을 수정 과정에서 완전히 걷어내진 못한 모양이다.
표지도 강렬하고 이 출판사 책에서 한동안 난무하던 오타도 눈에 띄지 않고.. 오랜만에 공들여 만든 책을 보는 느낌. 비슷한 맛의 음식을 계속 먹는 것을 싫어한다면 비추지만 어쨌든 이 작가의 스타일을 좋아하고 그 맛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만족한 밥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