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Le Cycle du Graal : Les Chevalies de la Table Ronde tome 2. 앞쪽은 뭔 소린지 모르겠고 뒷쪽은 대충 보니 원탁의 기사들 정도로 해석이 된다. 화장실 비치용 도서라 상당히 느릿느릿 진행이 되고 있느데 그래도 쌓아만 놓고 있던 전집을 이렇게 털어내고 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
제목 그대로 아더왕의 치세가 안정이 되면서 모여든 원탁의 기사들의 모험담이다. 거웨인이 주인공인 모험담이 가장 많고 그외 여러 기사들. 낯선 미모의 여인을 구하기 위한 조금은 황당하면서도 전형화된 모험들이 줄을 잇는데 돈키호테가 몰입했던 기사담이 바로 이런 것이리라 혼자 웃으면서 읽었다.
12세기가 지난 이후 현실에서는 여자의 권리며 그 대접이 바닥을 달린 중세지만 픽션 안에선은 어쩌면 그렇게 여자들에게 잘 해주시고 목숨을 거시는지. ㅋㅋ 아발론 연대기를 차곡차곡 읽으면서 느끼는 건데... 중세 로망스란 것이 결국은 켈트와 그리스 신화의 변용인 걸 보면 그 고대의 여신숭배사상이 최소한 이야기 안에서는 살아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토막으로만 알고 있었던 비비안과 멀린의 스토리를 기승전결까지 다 알게 된 것도 나름의 수확이라면 수확이었고... 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는데 투아하 데 다난이라는 전설의 요정부족과 연관된 시리즈물을 꾸준히 쓰는 로맨스 작가의 그 감탄했던 설정에 소스가 있었음을 알게 됐다. 정말 신선하고 독특한 판타지 구조를 창조해다고 생각했는데 배경에 켈트 신화가 깔려 있었다니... 역시 인간은 많이 읽고 알아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건 정말 신의 영역인 모양.
아더의 치세를 무너뜨릴 모드레드와 란슬롯이 탄생했고 그저께부터 3부 호수의 기사 란슬롯을 읽기 시작했다. 대충은 아는 얘기들이지만 그래도 제대로 정리된 걸 읽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내용에 대한 몰입도가 상당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더왕의 전설이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문화권에서 사람들을 사로잡아온 거겠지.
책/픽션
아발론 연대기 2 - 원탁의 기사들
장 마르칼 | 북스피어 | 2007.12.17~2008.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