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라면 차비가 아까운 게 나올 확률이 높아서 그냥 안 먹고 말았겠지만 그래도 신라라서 쫌 기대를 하고 고고씽~ 젤리롤(이름은 거창하지만 쨈 바른 롤케이크), 카스텔라, 모카 쉬폰 중에서 고르라고 하길래 당연히 제일 비싼 모카 쉬폰으로~
포장도 예쁘게 해줬는데 풀어버린 다음에 사진 찍을 생각을 했음. ^^;;;
오랜만에 만는 쉬폰 케이크.
내가 쉬폰 케이크의 폭신한 식감이나 약간 밋밋한 맛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남이 먹을 때 한입씩 얻어먹으면 몰라도 내 돈 주고 사먹는 일은 거의 없다.
그래도 공짜니까~
케이크 자른 단면을 찍는 건 역시나 잊어 버렸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맛있다.
크림에서도 모카향이 솔솔~ 제노아즈에서도 모카 향이 은은하게 감도는데 전혀 겉돌지 않고 착착 감긴다. 쉬폰 케이크의 질은 국내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큰 과장은 아닐 것 같다.
요 근래 우리 집을 방문한, 운좋은 친구들도 이 케이크 먹으면서 다들 감동했던 걸 보면 나만의 생각은 아니다.
올해에도 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얼마나 써야 하는 걸까.... -_-; 그냥 안 주면 한 조각 사먹던가 해야지.
달달한 냄새에 뿅~ 가서 케이크 주변을 떠나지 않는 뽀삐양. ^^
저 위에 얹힌 피칸이며 피스타치오를 맛있게 얻어 먹었음.
신라 호텔의 딸기 생크림 케이크.
가까운 곳에 라리가 싹 다 없어진 이후 요즘 맛있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에 굶주려 있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케이크 팩토리의 딸기 생크림이라도 사먹어야겠다고 할 시점에 저 케이크 받으러 신라 호텔 갔다가 있길래 잽싸게 구입.
역시 간단하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다.
세금 포함해서 6천원이 넘는 가격이면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역시 신라 호텔이야~'라는 만족감이나 차별성을 줘야 하는데 특징없고 얄팍한,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빈약한 맛.
생크림의 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지, 아님 설탕 조절에 실패했는지는 비전문가라서 모르겠고, 라리 생크림 케이크에서 느껴지는 풍부하고 고소한, 단맛과 밸런스가 절묘하게 맞는 그런 상큼한 느낌이 없음.
그냥 아주아주 평범한, 딸기가 들어간 생크림 케이크. 제노아즈는 부드러웠지만 내가 덴마크 생크림 사다가 올려서 만들어도 이것보다 더 맛없을 것 같지는 않다.
대한민국 빵집의 평균을 냈을 때 나쁘지는 않지만 이 가격에 이 맛은 절대 아니라는 결론.
비추.
왜 이름이 로그인지는 모르겠지만... ^^;
앞서 딸기 생크림에는 엄청 까칠한 평가를 내렸지만 얘는 상당히 만족.
시트도 촉촉하고 가운데 발린 크림도 적당히 달아서 단맛이 다른 맛을 압도하는 불균형이 없었다.
무엇보다 겉에 견과류를 촘촘하게 발라놓은 건 적당히 씹는 맛을 주는 아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이런 종류의 케이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르르~ 녹아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나도 그런 종족인데 이건 특이하게 마음에 들었음.
쫌 심하게 비싸기는 하지만 할인 카드를 활용하면 시내의 대충 괜찮은 케이크집 가격 정도가 되니 그 동네에 갈 때면 가끔은 하나씩 집어올듯.
이렇게 세팅해놓고 먹었음.
나는 귀찮아서 필터 머그에 대충.
죽어도 예쁜 그릇에 마셔야 한다는 동생은 굳이 티포원을 꺼내와서 한잔.
지금 밖에서 친구들과 노리다케 세트 줄줄이 꺼내놓고 남은 모카 시폰과 루시파이의 딸기 타르트를 갖고 티타임 중이시다. 설거지 장난 아닐 텐데... 기운도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