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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김지하

by choco 2009. 1. 12.
2005년에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이 된 일이 있는데 북페어에 맞춰서 한국 현대문학 60년이라는 3부작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었다.

이전 블로그에 공개를 했다가 블로그를 닫으면서 감췄던, 그때 만났던 작가와 평론가들의 인터뷰들의 녹취록을 여기에 다시 공개를 하려고 한다.  지금 이런 시기에 다 함께 꼭 봐야하는 기록이지 싶어서.

우리 전 세대에 어떤 일이 있었고, 우리가 민주화며 자유라는 걸 얼마나 힘들게 이뤄왔는지, 또 불과 1년 사이에 그 힘들게 쟁취한 것 중 얼마나 많은 걸 잃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05년에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기억하는 의미에서 녹취록에 달린 코멘트는 다 내버려두기로 했음.  2009년의 내 생각은 2009라는 표시를 한 다음에 덧붙이겠다.  짬이 날 때마다, 또 기운이 날 때마다 하나씩 가져오는 작업이라 많이 느릿느릿하긴 하겠지만. 끝까지 가봐야지. 

들어가기 전에 뻘소리를 하나 덧붙이자면... 지금 정권에서는 알아서 기느라 다 커트될 내용의 다큐멘터리였다.  시종일관, 4.19 가 망한 거 너무 아까워~ 박정희 별로 안 좋은 놈, 전두환, 노태우 진짜로 나쁜 놈이라고 말하는데,  나레이션 쓰면서 정말 속이 다 시원했다.  움화하하하.

광화문에서 열리는 8.15 행사를 찍어오라고 했더니 시청에서 이명박이 여는 8.15 행사를 찍어올 정도로 친한나라에 열혈 반노, 반열우당인 PD에 (나중에 알고보니 부친께서 전노시절에 한딱가리 하셨더라는... ^^;;;) 북쪽 지도자 동지와 한나라를 동격으로 보는. 반 열우긴 하지만 영원한 골수 반 한나라 메인 작가, 그리고 부산에 살면서도 민노당원인 부모를 둔 서브 작가의 환상적인(?) 결합. 

내가 대본에 넣어놓은 게 편집에서는(김추자 간첩소동, 조정래 무혐의 사건, 박노해) 사라져 있고, 몇초도 안 되는 그림에 기어이 하고 싶은 소리를 우겨넣는 (조정래 고생한 사건, 신경림 시인 얘기 등~) 서로 간의 조용한 기싸움이 오갔던, 그렇지만 꽤 재미있고 나름대로 우호적이었던 작업이었다. 

그때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웃고 놀리는 여유도 있었는데... 2005년이니까 가능했지 지금은 그 논조로 방송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음.  일단 내 자신이 너무 퍽퍽해져 버렸다.  저 일당에 대한 인내심이 완전히 바닥나 버렸다고 해야하나...   여튼 이 3부작은 다큐로서는 드물게 막히는 것 없이 즐겁게 했고 내 새끼 중에 가장 사랑하고 뿌듯한 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