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좀 읽어야 하는데... 좀 신경써서 읽어야 하는 건 통 손에 잡히지 않아서 로설만 계속 줄줄이 읽고 있다. 그것도 언제 포스팅을 좀 해야하는데... 일단 오늘 이것저것 정리하다가 기운이 남으면 그때~ 오늘은 사진 털기가 주가 될 것 같다.
이영도씨와 우리 팀 안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이영도씨가 엄청 눌변이라는 뒷구멍 정보에 이쪽으로 간택.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말을 참 잘 한다. (기특...ㅎㅎ)
한 구멍만 미친듯이 파고 들어가는 순수문학 소설가들에 비해 깊이는 떨어진다는 평을 다른 스텝들은 하지만 대시 넓이가 있지 않나? 이렇게 두루두루 여유있는 삶과 문학관이 오히려 내게는 호감을 줬음.
무엇보다 작업실에 있는 산해경, 중국신화전설 등이 내가 갖고 있는 예전 판과 똑같은 것이라는게 호감도 상승. ㅋㅋ
인간은 참 사소한 것에서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물론 반대로 싫어지는 것도 마찬가지겠지.
2009. 오랜 칩거를 끝내고 작년에 치우천왕기를 비롯해서 미완의 소설들을 끝내고 새로운 작풍을 선보이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퇴마록을 제외하고는 별로 내 타입이 아니라서 읽은 것도 없는 팬이랄수도 없는 사람이지만 작품활동 재개를 하겠다던 선언의 변이 꽤 멋져서 기대는 하고 있다.
질문/ 현재시대를 한마디로?
2654 일단 대중문학 쪽에서 대중들의 반응이라든가 수준이라든가 이런쪽으로 생각을 해볼때 수준이라는게 좀 어폐가 있지만 지적인 수준과 능력이라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때 양극화 내지는 제로섬이라고 볼수가 있죠
2710 그러니까 한가지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있는데 반면에 또 특정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의 지적요구라든가 능력은 NET이라든가 이런거의 발달로 인해서 너무 손쉽게 접할 수가 있기 때문에 되려 수준이 떨어진다고 할수 있어요
2729 그래서 한가지 분야에 대한 매니아집단이 생김과 동시에 그 지식이 NET으로 인해서 분출이 됨과 동시에 오히려 그 지식에 대한 자기가 배우고자 하는 욕구는 되려 떨어진다고 볼 수 있죠 일반 대중한테 그래서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섬게임이 계속 되고 있다 뭐 이런식으로 생각할수 있겠네요
2754 질문- 퇴마록은 언제 어디서 연재?
2801 처음 연재한건 제가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93년 7월 20일이에요 날짜도 기억하고 있는데 그때만해도 특별히 글을 쓴다하는 특별한 생각이 없었고 게시판에 쉬운마음으로 글쓰기를 한다고 첫회를 썼어요
2816 그런데 첫회를 쓰고 나서 그걸 사람들이 본다는 느낌이 드니까 그 뭐라그럴까요 발가벗겨진다는 느낌일까 그런게 들어서 그때부터 연구를 많이 해서 그뒤에 여러편을 계속 쓰고 나중에 출간도 되고 그렇게 했죠
2836 질문/ 당시 독자들의 반응?
2838 당시 독자들이야 뭐 맨처음에 재밌다로 시작을 했어요 재밌다 또 올려라 빨리 올려달라 그러다가 이제 슬슬 내용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죠. 등장인물중에 누구는 어떻게 됬냐 어떻게 해달라 뒷 얘기는 어떻게 되는거냐 그러다가 나중에는 등장인물에 대한 팬클럽같은것도 많이 생기고 이렇게 해서 점점 맨처음에 재미라는 요소로 시작을 했는데 퇴마록이 사실 쉬운 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거든요. 2910 근데 우선 재미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그게 부담감없이 녹아들어가서 점차적으로 사람들한테 퍼져서 인식이 되고 그렇게 나름 수순을 밟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2922 질문/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가 없던 시절에 책을 출판하신 과정에 대해?
2936 그당시만해도 뭐 판타지라는 용어가 있었던것도 아니고 그냥 피씨통신문학이다 그런식으로만 했는데 저는 그말에 옛날부터 굉장히 반대를 했었어요 그게 하나의 수단으로 될지 언정 그게 어떻게 한 장르가 될 수가 있냐 어떤 글이든 올라올수 있는건데. 어쨌든 그건 여담이고
2956 그 장르라고 하는게 참 애매한거래서 사실은 하나의 거장이랄까 또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오면서 하나의 장르가 생긴다고 할수 있는데요.
3010 일단 제 생각으로는 장르문학이란말이 나오고 사실 퍼지기 시작한것도 제일 큰 공로자는 보르헤스라고 생각하구요
--> 여기서 꺅 소리를 치고 싶었음. 보르헤스. 듣고보니 그가 환타지에 속할 수도 있겠구나. 그의 책 중에 가장 먼저 읽은 것이 환상동물 이야기이다. 그때는 대작가의 그냥 취미생활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 말을 들으니 갑자기 보르헤스의 작품들이 다시 재해석되기 시작.
그 외에 이제 일반적인 환타지붐도 하나의 영향을 끼쳤죠 해리포터라든가 반지의 제왕이라든가 이런 내용도 3026 근데 그 장르문학이라는게 하나의 그걸로 대두됬다는것도 저는 하나의 중요한걸로 보는데 요즘 대중문학이죠 대중문학중에서의 문학성을 이제는 평가해갖고 대중들이 좋아하는 취향이라는건 항상 예술계하고는 거리가 좀 있었던게 사실이었거든요
3045 가령 예를 들어서 아주 옛날에 서양쪽으로 굳이 예를 든다면 세헤라자드 천일야화라든가 셜록홈즈라든가 이런거는 솔직히 말해서 전통문학으로는 인정을 받지 못했었어요 포르킨도 사실 그랬었고
3100근데 이제 이후에 장르문학이라는게 대두되고 어느정도 평가가 이루어지게 된거는 결국은 아까 얘기한 보르헤스라든가 이런 사람들의 공도 있었겠지만 결국엔 대중들의 참여도랄까 이런게 높아지고 수준도 올라가고 필요성도 굉장히 느끼게 된거죠 정치체제를 예를 들면 옛날에 귀족중심에서 민주주의로 돌아서면서 결국 민주주의라는건 대중한테 권한이 있다는/ 잘림
테이프 바꿔서.
0030 질문 : 출판 당시 상황
0044 옛날에는 장르문학이라는 말도 없었고 피씨통신 문학이라는 말로만 대변이 되었는데 하나의 수단인데 그게 잘못 인식이 된거죠. 제 경우에 출판했던 상황은 뭐 간단해요. 어떻게 보면 통신상에서 인기를 상당히 끌었거든요. 상당히 붐이라고도 할 정도로, 그러다보니까 출판사들이 관심을 보였고 연락 오는 출판사 중에서 제가 마음에 드는 출판사를 고른거죠.
0115 출판이 되면서도 상당히 초반에 반신반의했었어요. 저도 그랬고 출판사 사장님도 그랬고.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정도는 생각했는데 의외로 상당히 반응이 좋았죠. 이걸 하나의, 그 제 얘기긴 하지만 장르문학적인 전형으로 돌이켜서 생각해 보자면 장르문학, 그러니까 일종의 대중문학을 지칭하는게 요즘은 장르문학으로 지칭을 하는데요. 이거의 대두라고 볼 수 있어요. 거의 뭐 우리문학에서 장르문학적인게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던 것으로 봐야지요.
0204 장르문학이라는게 원래는 대중문학이라고 해서 문학 쪽에서 별로 다루지도 않고 별도의 내용으로 취급해왔던건데 시대가 현대화가 되면서 정보가 공개되고 예를 들면 권력도 대중들의 손에 쥐어지고 이렇게해서 대중 중심이 되고, 대중들의 지적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감에 따라서 문학에서도 그런 사회 양상을 타서 인정받게 된게 장르문학이라는 말로 인정 받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0240 질문 : 영화화를 의식하고 작품을 쓰나
0258 저 같은 경우에는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아요. 글은 글 자체의 묘미가 있고 거기에 최선을 기울여야 사실은 잘 나오는거죠. 그걸 영화나 다른 매체에 접목 시키는 것은 시나리오 작가나 각색가나 그런 사람들의 영역이고 그걸 처음부터 신경 써서 하면은 뭐라그럴까. 애당초부터 들이는 공이 적어지거나 방향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달까요. 그래서 저는 그런 쪽으로는 생각을 많이 안 해요. 다만 인제 스토리의 흐림이나 이런 건 영화나 이런게 시각적인 걸 사람들이 좋아하고 스피디한 흐름이나 이런 걸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이런 걸 생각할 수 있지만 나중에 영화될 걸 생각해서 배우를 생각해가지고 글을 쓴다거나 그런 경우는 저는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 원론적일지 몰라도 그런 건 별로 좋은 태도라고 보지 않아요, 사실.
--> 여기에 절대 공감. 출판 시장의 한계로 많은 작가들이 영화나 tv를 통한 대박을 노리는 분위기가 주변에서 느껴진다. 실제로 지수현씨 등의 예도 있고. (장르 문학 부분에서 지수현씨에 관해 다룰까 잠시 생각 했을 정도로.) 그러나 책과 영상의 매커니즘이 갖고 있는 간극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일단 영상=돈이다. 극히 기적같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 돈을 들인 만큼 결과물이 나온다. 그런 분야에 채택을 바라고 쓰는 글은 -그 분야를 잘 알수록- 상상력의 폭이 좁아진다. 이게 촬영이 가능할까. 이 견적이 얼마일까를 염두에 두기 시작하면 소설의 역동성은 확연히 죽기 시작. 소설은 소설로 최고의 퀄리티를 뽑아낸 다음에 2차 가공이 되어야 하는데 1차 가공물에서부터 2차를 염두에 둔 것들이 너무 보임. 각자 견해 차이겠지만 양쪽에 다 발을 담그고 있는 입장에서 어리석은 짓. 이우혁씨는 그것에 대한 이해는 확실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그나저나 퇴마록... -_-;;; 원작을 그렇게 망친 영화도 쉽지 않지.
0355 동양신화 등 인문학적인 내용을 담게 된 계기.
0414 대중들의 관심이 생기는 거죠. 내용이 어렵고, 어렵지 않고는 사실 별 문제가 안되요. 사실 그건 일반적인 대중들에 가지는 편견에 불과하고요. 태어날 때는 똑같은 사람인데 공부를 하면 이쪽 따분한 것도 전공할 수 있고 이쪽으로도 공부할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대중들의 관심이 이쪽으로 생겼다는 게 문제가 되는거지, 그게 어렵나, 안어렵나와는 관계가 없는 거거든요. 대중들의 관심이 동아시아나 우리나라, 인문학이나 옛날 역사 쪽으로 관심이 쏠리는 거는 저는 굉장히 좋아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0450 그리고 서구 중심의 학문 체계가 많이 아성을 쌓고 있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유명한 조셉 캠벨 프레이져 같은 사람들이 쓴 책을 봐도 동아시아 쪽은 정말 한숨 나올 정도로 빈약하거든요. 그 책들은 물론 아주 걸작들입니다. 고대 신화나 이런 걸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연구했다는 점에서는 물론 중요하지만 한국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한숨 밖에 안나와요. 한 마디도 안나오거든요. 오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독자적인 문화를 가진 민족의 이야기가 정말 한마디도 안나오고 또는 한 번도 연구되지 않았다는 이야기죠.
--> 맞아요. 이제 그런 책들 서평쓸 때 한국은 왜 빼먹었냐 열 내는 것도 포기했음. 하다못해 세계 신화 대사전에도 한국 관련 신화는 빠져있음. -_-;;;
그런 면에서 생각해볼 적에 그런 걸 연구하고 해야하는 건 우리 자신이 해야하는 거거든요. 그게 얼마나 파급력을 가지고 외국 사람들이 알게 되는지 세계 문화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는지는 결국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런 관심이 높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쓰게 되는 면도 있어요. 그런 내용도 슬쩍슬쩍 집어넣기도 하는데 그게 주는 아니고요. 그런 현상은 굉장히 바람직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0605 질문 : 한국 문단의 지나친 폐쇄성?
0611 글쎄요, 한국 문단이 폐쇄적이라는 목소리가 있죠, 있고 저도 어느 정도는 공감을 합니다만 폐쇄성이라는게 애매해요. 애매한데 형식상의 단계라고 그럴까요. 좀 과감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문학상이라고 하는 거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그런데 사실 한 두 개를제외하면 다 유명무실하다는 걸 다 알고 있어요. 대충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어요. 0637 이게 왜 그런 식으로 되냐면 도제식 계승이라고 할까요. 이런 면이 굉장히 악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죠. 저도 뭐 순수 문학을 하는 분들을 많이, 많이는 아니어도 좀 압니다만 그 분들이 다 그렇게 막힌 분들이라거나 홀대하거나 그런 분들은 아니에요. 아닌데 전체적인 구조, 체제, 체제가 경직된거죠. 그런 면에서는 장르문학 이쪽은 어떻게 보면 억울한 대접을 받았다고 볼 수가 있고 또 어떻게 보면 또 그쪽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저도 뭐 잘못됐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쪽 굉장히 중요하고 또 좋은 일들 하고 계시는데 하지만 그 분들이 열심히 하는 만큼 또다른 세계도 있지 않나, 장르나 이쪽, 그냥 내버려 두면 아주 저질 무협이나 포르노나 뭐 이런 식의 아주 하급의 대중문화로 갈 수 있어요. 이런 걸 건전하게 끌어올리는게 의미없는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도 하고 있고 동종의 같은 계열에 있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곤 합니다만, 문학의 폐쇄성이라고 한다면 제가 생각할 때는 구조, 체제적인 경직성이 제일 크고요. 문학계 전체를 비판할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0810 질문 / 장르문학의 가능성.
0818 태생적으로 장르문학의 한계라는 것도 정해져 있고요. 저는 태생적으로도 다르다고 생각을 합니다. 뭐냐면은 어디까지나 세계 전체를 통틀어서 문화 원론적으로 이야기하지 말고 한국만 놓고 이야기한다고 보면, 간단해요. 애초에 대중의 기호를 염두에 두고 쓰면 장르문학이 되고요, 그걸 염두에 두지 않고 자체내에서의 완결성만 염두에 두고 쓰면 순수문학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 명쾌하십니다. 난 절대 장르문학만 써야할 인간인듯. ^^ 안 팔리는 책과 아무도 안 보는 tv 프로그램은 무의미하다고 보는 인간인 고로.
거의 그게 실제적인 기준이고요. 그런데 여기에 태생적인 한계와 모든게 다 들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문학은 자체의 완결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걸 재미없게 보건, 못알아보건, 아는 사람만 몇 명 알아보건, 또는 아무도 못알아보건 상관없는데 어떻게 보면 좀 닫힌 세계라고 볼 수 있는데 깊이는 있는 세계죠. 반면에 대중문학은 대중의 기준을 염두에 둔 거니까. 저도 재미를 추구한다고 합니다만 실제적으로 그 재미라는 건 대중이 원하는 것만 들어주는게 아니에요. 대중을 이끌 수 있는 힘이고, 대중이 스스로 찾아서 몰입할 수 있게 하는 힘을 가지게 하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 대중이 원하는 것을 모두 다 들어주지는 않기. 알긴 하지만 힘들다. 그 불친절과 친절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능력이 팔리는 작가와 안팔리는 작가의 차이일듯.
그런 면에서 볼 때 아까 이야기했던 한국의 인문학적인 그런 관심을 널리 알린다거나 또는 재미나 글쓰기, 책보기의 즐거움을 알려준다는 건 좋은, 뜻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자체내에 굉장한 깊이를 가지기에는 아무래도 태생적으로 어려워요, 어려운 면이 생기게 되죠. 애당초에 전혀 아무도 알지 못하는 인문학적 지식만 나열해 놓으면 이건 또 안될거고, 어느 정도 적절한 선에서 이걸 가감을 해야하는데, 이것 자체가 순수문학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적절한 가감이라는게 있을 수 있습니까.
1007 여기에 한계도 있고, 서로 간의 한계도 있고, 발전 가능성하고 응용할 수 있는 앞으로의 길이라던가 다 나눠져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쪽으로 볼 적에 우리나라 순수문학계는 저는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고 존경하고 있습니다. 세계 문학 어느 쪽으로 봐도 뒤떨어져있지 않아요. 단지 언어가, 우리 말이, 저 혼자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세계어로 되어 있는 영어보다 상급어기 때문에 어휘수가 많고 표현이 더 다양해요. 때문에 상급언어를 하급어로 옮기면 다 망가져요. 아무리 번역을 잘한다고 해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어요. 이 문제 때문에 세계 문학계에서 인정 받기 어려운 것 뿐이고 실제적인 수준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 국수주의가 아니라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감한다. 어제 espher님과 이 얘기도 했었는데 8개국어를 하는 그의 지인과 13개국어를 하던 내 대학시절 교수님의 공통된 의견이 그것이었음. 한국어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물론 내 교수님은 산스크리트어 다음이라는 전제를 다셨지만. ㅎㅎ; (산스크리트어는 13격이 다 변화한다고 함. 도대체 13격이 왜 필요한 것일까? 개념도 이해가 안됨) 이번 다큐멘터리를 하면서 가장 고민인 것이 해외에 방송이 될 때 이 인터뷰어들의 빛나는 말을 어떻게 번역해낼 수 있을까이다. 독일어권에는 의외로 유능한 한국어 번역자가 많지만 영어권은... -_-;;; 7월에 방송했던 도자기의 경험상 걱정이 태산.
반면에 대중문학은 그것을 포괄할 수가 있죠. 그러니까 우리말의 극도적인 표현을 좀 줄여서, 굳이 말하자면 세계 어디로도 갈 수 있는 글을 쓰는 것도 가능할 수도 있고
1112 또는 보통 대중들, 독자들이 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한 체계 말고, 조금 풀어진 체계로, 문학이라던가 책 읽기라던가 하는 쪽으로 접하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있고요. 양 쪽이 할 수 있는 일들은 서로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양쪽에 대한 평가도 문학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로만 하는 것은 잘 못됐다고 생각하고요, 나름대로의 태생적인 한계와 가능성에 대한 염두를 두고 평가를 해야겠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장르문학 중에 유일하게 읽지 않는 것이 환타지이다. 이우혁씨의 작품도 퇴마록이 처음이자 마지막. 솔직히 재미가 없다. 장르문학을 읽는 목적이 재미인데 그게 없다면 굳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이유가 없겠지.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며 해리 포터는 원서까지 구해 읽으면서 왜 이쪽과는 코드가 맞지 않는지 스스로도 의문. 그렇지만 퇴마록이 줬던 당시의 충격과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어떤 공포 영화보다도 찌릿찌릿한 공포체험을 시켜줬음. 그런 감정을 조금이라도 외국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데 과연... 한두명이라도 이걸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면 그걸로 내 역할은 끝이다. 그렇게 생각함.
사실은 장르문학 구다리에 로설을 전면에 내세우고 싶다는 은밀한 욕망을 갖고 있었지만 -서구에서 로설 시장이 차지하는 그 엄청난 비중을 보면 충분히 얘기거리가 된다- 객관적으로 작품성 + 이슈성 + 작가지명도를 겸비한 작품이 없었다. 아이템을 들이밀 때는 그것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논리적으로 밀어붙여야 하는데... 삼순이는... 작가 본인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방송물 먹은 사람들이 볼 때 드라마화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글이다. 드라마의 히트로 이슈성은 충분하나 글 자체가 갖는 작품성에서는 솔직히 좀... -_-;;;
화홍과 석빙화가 드라마화 된다던데 그게 좀 히트치고... 비차가 영화가 되건 드라마가 되건 히트를 쳐서 작가들이 이우혁씨 정도의 지명도를 빨리 가지면 좋겠다. 그러면 내 소원대로 한국의 장르문학이란 주제로 다큐 한편을 만들어볼 수 있을 텐데...
무협은... 쟁선계 왜 안 나오는겨. ㅠ.ㅠ 어제 espher님과 그것도 성토했음. 무협에서도 균형을 잡아줄 작품들이 빨랑 나와야지!!!!!
2009. 인터뷰 중간중간에서도 써놨지만, 문창과인 서브 작가에다가 클래식한 PD의 성향대로라면 장르문학 종류는 절대 포함이 안 될 거였으나... 순전히 내 개인적인 흥미 때문에 3부 말미에 장르문학이 슬그머니 끼어들어 한 자리를 차지했었다. 당시 이 부분을 끼워넣을 때는 장르 문학의 시장성과 미래에 대한 상당한 기대를 했는데 의외로 정체상태라서 아쉽다.
줄줄이 나와서 대박을 쳐주던 저때라면 몰라도 지금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공중파에서는 좀 힘들겠지만 케이블용 다큐멘터리 소재로는 장르문학 탐구가 꽤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