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트랜디한 맛을 찾아다니는 ㅎ양 덕분에 명성 자자한 패션 5의 푸딩을 드디어 맛봤다.
사실... 날씨 좋은 날에는 술렁술렁 산책 삼아 걸어서도 20-30분. 전철이나 택시를 타면 그야말로 금방인데 동네를 벗어나길 귀찮아하는 인간들이라 지척에 있는 패션 5에는 절대 안 가고 있는데 어제 이 두가지 푸딩맛을 보니 가끔 들러줘야겠다는 욕망이 술렁술렁.
킹크랩에 와인까지 한잔 걸쳐서 맛있게 먹고 나니 알딸딸~하고 멍~해서 본래도 잘 안 찍는 사진 같은 건 아예 찍을 엄두도 내지 않았다.
아주 작은 옛날 서울 우유 우유병 모양의 유리병에 푸딩이 들어있는 형태인데, 제일 아래 캐러맬 소스가 깔려있고 그 위에 푸딩이 채워져 있다. 가격은 3천원이었다고 들었는데 그냥 듣기에는 나쁘지 않은 가격이지만 푸딩의 양을 보면 남자들이나 양을 최고로 치는 사람들은 광분할 것 같다. ㅋㅋ
우유 푸딩은 좀 느끼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야말로 깔끔한 우유맛. 밑에 있는 캐러맬 소스와 섞지 않고 그냥 먹어도 괜찮은 정도의 당도이다. 소스와 섞으니 그 캐러맬 맛이 더해져서 또 다른 풍미를 느끼게 하긴 한다.
치즈 푸딩도 치즈의 향이 가득하면서도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 역시 캐러맬 소스와 섞지 않고 먹어도 맛있다. 푸딩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여기 푸딩은 돈값을 상당히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푸딩이 만들기 쉽기 때문에 집에 잘 먹는 애들이 있다면 저런 용기를 사다가 만들어 먹는 게 훨씬 이익이긴 하지만 아주 가끔 한번씩 먹는 입장에서는 사먹는 것도 나쯔지는 않을 듯.
푸딩 사먹겠다고 거기까지 가지는 않겠지만 이태원에 갈 일 있으면 들러서 한두병 사오는 수고는 즐겁게 할 것 같다.
이런 프리미엄급 매장과 브랜드를 키우는 것도 좋지만 기존 파리 크로와상도 업그레이드를 좀 시켜주면 좋겠다. 예전에 파리 크로와상 빵이 참 괜찮았는데 르노뜨르를 키우면서 파리 크로와상은 전반적으로 -특히 케이크류. 가격 대비 너무 허접해서 최근에는 내 돈 내고는 절대 안 사먹음- 다운 그레이드를 시켜서 불쾌. 좀 걷더라도 르노뜨르나 다른 매장에 가지 바쁘지 않은 한 지척에 있는 파리 크로와상에는 빙수 먹으러는 가도 빵 사러는 안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