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인지 새벽인지 바로 옆에서 꽝꽝 내리치는 것 같은 천둥 소리에 비몽사몽하는데 야밤의 벽력에 놀라신 뽀삐양이 달려와 벅벅거리는 통에 결국은 깨서 천둥이 잦아질 때까지 한시간 정도 개님을 달래는데 소모. 아침 10시에 회의가 있었는데 꼭 이런 날 저러지...... -_-;
개를 달래면서 번개가 치고 천둥이 울리기까지 기다리는 동안 비는 게 제발 천천히 쳐라. 소리는 초속 320m던가???이고 빛은 초속 30만 km던가??? 라는 걸 기초로, 번개와 천둥 사이의 시간을 계산해서 발생 지점의 거리를 계산하는 문제를 초딩 때 풀었던 기억이 났다. 산수 엄청 싫어하는데 이상하게 이 문제는 참 좋아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떻게 푸는지 모름. 어른이라고 애들보다 더 많이 알고 똑똑한 걸 결코 아니다. ^^;
쓰는 동안 비가 그치고 해가 나기 시작. 아침에도 저렇게 잠깐 멀쩡하다가 사람 헷갈리게 하더만. 오늘 회사 안 나가려고 했는데 이러면 또 갈등 생기네...
2. 간만에 홍보 일이 하나 들어왔다. ㅠ.ㅠ
얼마만에 들어온 홍보 일인지 하도 까마득해서 파일을 찾아보니 근 한 달. -_-;
한 달에 두개는 해야 이것저것 다 넣으면서 생활 유지가 되는데 한달에 하나도 겨우 들어오니, 연말 특수도 기대할 수 없는 올해 장사는 정말 막막함.
홍보나 광고로 비교적 편히 먹고 살다가 방송일 하려니까 시간과 노력 대비 원고료를 보면 한숨이 팍팍 나온다. 방송일, 특히 아침 프로나 시사추적 프로그램 레귤러로 꾸준하게 하는 작가들 정말 존경한다.
3. 지름신도 이이제이(以夷制夷)가 있다는 걸 실감.
미끼상품이겠지만, 모 백화점에서 로얄 코펜하겐 찻잔을 2개에 20만원대에 판다는 쿠폰이 왔다. 깔끔하니 싫증나지 않는 스타일의, 푸른빛의 딱 로얄 코펜하겐 스타일.
로얄 코펜하겐 찻잔이 하나도 아니고 2개에 20만원 대라는 건 홈쇼핑 멘트를 좀 빌려오자면 "믿을 수 없는 가격! 00만원. 하나 가격인 00만원에 2개를 드립니다."에 해당된다. 마침 작년에 상받은 상품권도 있는 백화점이라 지름신이 마구마구 불타올라서 지르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심각하게 지르는 쪽으로 기울었는데... 면세점에 또 다른 신이 기다리고 계셨음,
에르메스에 갔더니 딱 내 스타일의 예쁜 찻잔이 있는데 한 개에 25만원. 티포트는 70만원대 후반이던가? 대충 그 정도 선. 뭐가 눈에 하나 딱 들어오면 다른 건 보이지 않는 게 인간의 심리다 보니... 얘를 보고 나니까 갖고 싶어~로 엄청 부풀고 있던 로얄 코펜하겐 찻잔에 대한 욕망이 스르르 사라진다.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요즘 같은 불경기에 찻잔 하나에 25만원으로 주고 사는 건 미친 짓이지. 그렇다고 마음에 덜 드는 걸 결코 싸지 않은 20만원 넘게 주고 사고 싶지도 않고. 결국은 둘 다 포기하는 걸로 결론. 상품권은 고이 남았다. ^^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鼠마왕 퇴임 후나 되어야 가능하겠지만- 환율이 다시 천원대 이하로 떨어지고 경기가 좀 풀리면 그때 큰 마음을 먹어볼지도...
4. 위에 쓰려다 깜박했는데, 실제로 청와대에 벼락이 떨어진 적이 몇번 있었다.
박통 때, 전통 때, 영삼씨 때~ 이렇게 세번.
박통이야 한군데에서 20년 가까이 장기 거주하는데 그 집에 벼락이 한 번쯤 떨어진다고 해도 특별히 의미를 붙일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7년 산 전통 때나 5년 산 영삼씨 때는 하늘이 노했다는 소리를 -밖에 드러내놓지는 못해도- 출입 기자들은 쏠쏠히 뒤로 했던 모양이다.
97년 5월인가에 떨어진 벼락은 청와대 동관 건물인가? 들은지 좀 되서 가물가물 지붕을 일부 태울 정도로 아주 강력했는데 시커멓게 벼락 맞은 모습을 몰래 찍은 사진기자가 자기들 주변에만 돌려서 봤다고 한다. 그때 나라에 무슨 변고가 있을 징조가 아니라는 얘기도 돌았다는데 그해에 IMF가 터졌으니 결과적으로는 맞긴 했다. 글 쓰면서 혹시 그 사진이 있나 구글링해 보니까 시절이 바뀌고 누가 공개했던 모양인데 삭제된 기사로 나옴. ^^;
기억력 좋은 사람은 노무현 대통령 때도 청와대에 벼락 떨어진 적이 있지 않냐는 얘기도 나올 것 같은데 이 내용은 '청와대 건물'을 두고 쓴 글이라는 설명을 부언하겠음. 2003년에 노무현 대통령 집권이 국가의 변고라는 식으로 조선일보 등에서 나름 대서특필했던 그 벼락은 청와대 뒤편 산쪽에 설치된 경호 장비에 떨어진 거였다. 청와대 본관에서 거리로 따지자면 200m 정도. 뭐... 경호 시설도 청와대 소속이니 조중동의 논리라면 이것도 청와대에 떨어졌다고 우길 수 있겠지.
그런데 지금 같은 장소에 벼락이 떨어진다면 조중동에서는 대서특필은 고사하고 과연 기사화나 할까? 라는 의문이 갑자기 떠오름. 아예 생기지 않은 일로 만든다에 만원 걸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