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채식밥상이지만 엄격하게 말하건, 느슨하게 말하건 이 책은 채식주의자를 위한 요리책은 아니다.
채식에도 단계가 있는데, 최소한 붉은 육류와 가금류는 먹지 않는 단계에 와야 채식주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유제품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솔직히 유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은 무슨 즐거움으로 세상을 살까 싶기 때문에... ^^;- 이 책에는 닭고기나 해산물이 사용된 레시피들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진짜 채식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 최소한 해산물부터만 먹는 채식주의자라면 이런 쓸모없는 책에 돈을 쓰다니! 속았다고 분노하겠지만 난 아직 육식을 하는 죄많은 인간이기 때문에 그럭저럭 쓸만하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야채를 좀 더 많이 먹어야 한다고 계속 생각은 하면서도 서양의 전통 방식인 샐러드나 우리의 전통 조리법인 나물이나 전골을 제외하고 다채롭게 채소를 요리할 아이디어가 부족한 사람에게 야채, 곡류, 견과류를 망라하는 이 책은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반찬 해결이 될 것 같다.
물론 손님 접대상에는 고기가 올라가야 한다는 우리 고정관념상 애피타어지로는 몰라도 메인 요리로 한자리를 차지할 손님 접대 요리로는 좀 부족하다. 그래도 가정에서 간단하게 해먹는 한끼 음식 반찬으로는 부족함이 없을듯.
다른 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 특별할 것도 없는 수프와 죽 요리법들이 지나치게 많은 건 불만이지만 식재료 궁합이나 보관법 등은 좋은 정보였다. 가지가 시들거리고 있는데 내일 남은 야채와 치즈를 넣어서 그걸로 가지 그라탕이나 해먹어야겠다.
책/실용
사계절 입맛 돋우는 채식밥상 40가지
최성은 | 살림Life | 2009-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