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온갖 욕을 배가 터지도록 먹은 뒤 뭔가 학습이 됐는지(쥐도 학습을 한다는 사실이 여기서 또 증명) 김대중 대통령의 빈소가 시청 광장에 마련되었다.
시청 광장의 빈소는 사진을 둘러싼 꽃이며 줄 서는 곳에 설치된 천막 등 전직 대통령의 빈소답게 잘 꾸몄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바로 꼬리를 무는 것이 버스로 차벽 두른 시청 광장 옆에, 시민들이 마련한 천막 빈소에 초라하게 모셔져 있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영정. 울컥 하는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피 한방울은 고사하고 일면식도 없는 내가 봐도 너무 비교가 되는데 가족이나 친지들의 심정은 어떨지. 살아서도 그렇게 대접받지 못하더니 죽어서도 그렇게 푸대접을 받고 떠나셨구나 하는 미안함. 그리고 그 피를 이렇게 허무하게 흘려버리고 이메가 일당들의 내성만 키워주고 있다는 자괴감이 엄습한다.
그래서 6.25일날 뉴또라이들이 그분 집 앞에 몰려가 사진 태우면서 ㄷㅈ라고 하던 날 김대중 대통령이 오찬에서 한 얘기대로 인터넷에 대고 글을 갈기고 있다. 선거 때 보자.
2. 광화문 복원 다큐는 편집 구성안을 넘겼으니 이제 더빙 대본만 남았지만 이놈의 바이오 다큐는 끝이 없다. 말이 씨가 된다고 미국 촬영은 진짜 섭외가 되는대로 쪽대본을 넘기게 생겼음. 나의 본래 계획은 오늘까지 빡세게 고생해서 내일 미국 보내고 다음 주는 유유자적~ 희희낙락이었는데... ㅠ.ㅠ
다큐란 놈이 매번 어드벤처이긴 하지만 이건 유달리 심한 것 같다. 그래도 화요일 새벽에 싱가포르에서 돌아와서 내일 또 미국 나가게 생긴 PD보다야 내 팔자가 낫다고 생각하기로 했음. 어쨌거나 나는 내일부터 다음 주까지 여유모드 내지 자유지만 그쪽은 또 시차를 적응해야 하고 돌아오는 날 저녁에 또 촬영이니... 불쌍.
3. 이번 다큐는 준비 기간이 넉넉하기도 하고 또 책이나 기사에서 나오는 정보만으로 뭔가를 만들기는 완전 역부족이라 열심히 사전 취재를 다니고 있는데 분야가 분야다 보니 기관에서 주는 기념품들이 일반인의 시선에는 참 희한한 것들이 많다.
저번에 파스퇴르 연구소에서는 USB 현미경을 주더니만 이번에 간 모모 진흥원에서는 만보기를 줬다. 내가 하루에 몇걸음 걷는지 체크하는 차원에서 열심히 차고 다니는데 어제가 열심히 돌아다녔음에도 7천걸음 정도. 하루에 만걸음을 걷는 게 쉽지 않은 것 같다.
뽀삐가 좀 도와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저 개는 나보다 더 게으르다는 비극이. -_-a
4. 저번에 코스트코 갔을 때는 정말 고기만 딱 사와서 오늘은 그외 기타등등 군것질 거리나 통조림 등등을 사러 회의 끝나고 바로 코스트코로 직행했는데... 별로 산 것만 없구만 지갑을 탈탈. 현금만 받도록 한 건 정말 잘 한 방침인 것 같다. 아니었으면 갈 때마다 카드 엄청 질렀을 듯.
22만원 갖고 가서 6천원 남았나? 집에 오는 택시비는 카드로 그었음. ㅎㅎ; 카드로 택시비 긋는다는 걸 생각하지 못할 때는 미터기에 요금 올라가는 게 가슴이 덜컹덜컹했는데 카드기를 발견한 순간부터는 여유 모드~ 이번 달 카드비 반으로 줄이려고 결심했는데 과연??? -_-
5. 부자들 세금 다 돌려주고 삽질하는데 돈 엄청 쏟아붓는 거 보면서 쟤들이 어쩌려나 했는데 역시나 표 안 나는 곳에서 돈 긁어가기 시작이다. 그동안 면세통관이 되던 6병 이하의 건강식품도 이제는 돈 내고 통관을 시키라네. 조선 말기에 탐관오리들이 온갖 것에 명목을 붙여서 세금 박박 긁어가던 그 시절에 서민들의 심정이 어땠는지 요즘 알 것 같다.
에잇 벼락 맞을 것들. (주어 없음~ ^^)
6. 전화기 공짜로 줄테니 번호 바꾸라는 유혹을 이제 내가 가입한 통신사에서까지 하고 있다. 지난 금요일인가에도 전화 받고 됐다고 끊어버렸는데 바로 그날 저녁에 마지막으로 연락한지 한 5년 쯤 된 감독한테서 전화가 와서 홍보물 하나 같이 하기로 했다. 우리 직종은 몇년의 간격을 두고도 다시 일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락처가 바뀌지 않는 게 중요하다. 만약 내가 전화번호를 바꿨다면 이 감독과는 영영 끊어졌겠지. 그리고 오늘은 호주로 이민 간, 예전에 같이 일했던 서브 작가한테서 잠시 한국 들어왔다고 몇년만에 문자가 왔다.
앞선 경우는 유형 자산인 돈, 뒤의 경우는 무형 자산인 인간 관계인데. 이런 소중한 자산을 공짜 전화와 바꿀 수는 없지. 010 강제 통합에 대한 위헌 재청이며 소송에는 내 돈 내서라도 참여할 의사 만땅~ 전에 SK에서 번호 안 바꾸고 이동해도 전화기 공짜로 준다고 텔레마케터한테 연락온 적 있었는데 다음에 또 연락오면 그냥 갈아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