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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춥군

by choco 2009. 12. 16.
오늘 엄청 춥다는 뉴스를 계속 보고 있어서 나름대로 중무장한다고 내복+목폴라+두꺼운 긴니트에다가 코트+여우털 목도리까지 하고 나갔는데도 몸에 냉기가 스며든다.  결국 은행 볼일만 잽싸게 보고 다시 들어와서 거위털 파카를 입고 나갔더니 좀 살 것 같다.

요즘 애들(^^; 내가 이런 단어를 쓰게 되다니)한테는 호랑이 담배 먹는 얘기겠지만... 우리 세대가 청소년이던 당시에 오리털 파카가 처음 나왔었다.  하지만 엄청난 가격으로 중학교 때는 말로만 듣는 환상의 아이템이었고, 잘 사는 애들이 많은 고등학교에서도 그렇게 일상적인 아이템은 아니었다.  그러다가 고3 때인가?  색깔도 기억난다.  엄마가 사준 샛노란색 오리털 파카를 처음 입었을 때 정말 신세계가 열리는 것 같았었다. 

분명 그때는 더 추웠는데 오리털 파카를 입고 나갈 때 등판이 후끈후끈하던 그 느낌은 요즘 느낄 수가 없다.  지금 내가 입는 거위털 파카보다 품질도 더 떨어지는 옷이었을 텐데...  내가 늙어서 몸에 열이 없어서 그런 건가?  ㅋㅋ 

그 노란색 오리털 파카랑 동생에게 사준 형광 연두색 오리털 파카.  얄팍하고 날씬하게 빼내는 요즘 유행과 달리 불룩불룩해서 입고 나가면 미쉐린 타이어 캐릭터 같이 보였었다. 그래도 참 좋아해서 10년도 넘게 겨울마다 잘 입었는데... 버린 기억은 없고 아마 어딘가에 보낸 모양이다. 

얘기가 옆으로 샜는데, 월요일에 뽀삐 데리고 나갔는데 나는 산 채로 동태가 되는 기분인데 모피 코트를 두겹으로 입은 (포메는 이중 털임) 뽀삐는 신나서 돌아다니는 걸 보면서도 생각했지만 결론은 추위를 막는 데는 남의 털이 최고.  ^^  거위털 정말 사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