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7 빈 -1 첫날. 빈 중심가 링 슈트라세 주변, 빈 슈타츠오퍼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by choco2010. 2. 1.
내일은 마감에다가 엄청 마라톤으로 예상되는 회의까지 있는데. 오늘 자료도 좀 봐두고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야 하는데... 코막힘은 뚫렸지만 머리가 멍~한 게 오늘도 컨디션을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다. 억지로 모니터를 들여다보다가 일단 포기.
라 스칼라 사이트에 들어가서 여전히 없는 표를 보고 슬퍼하면서 2007년 유럽 사진이나 털어보기로 했음. 제발 그 많은 자리 중에 한명 쯤은 예약을 포기해도 되는 거 아닌가? 더 열 받는 건 내가 가기 전에 짐머만의 독주회가 있고 그리고 내가 떠난 뒤에 폴리니의 협연이 있다는 거다. ㅠ.ㅠ 물론 이 공연들도 남은 좌석은 0이지만. 나중에 시간 나면 집에서 LD나 틀어봐야겠다.
각설하고 빈의 첫날.
묵었던 민박집 입구.
혹시라고 내가 돌아오는 길을 헤맬까봐 주소 확보 차원에서 찍었다. ^^
1층에 있는데 대부분 그렇듯 성악 공부하는 유학생 남편을 둔 젊은 주인 아줌마가 깔끔하게 관리를 잘 해서 마음에 들었다. 음식 솜씨도 좋고. 남편 뒷바라지 하면서 열심히 살아보겠다는 모습이 대견하면서 좀 안쓰럽기도... 유럽에 자리잡을 정도로 능력있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저렇게 공부시켜서 학위 따봤자 진짜 로또 맞은 수준으로 최고로 잘 풀려야 교수이고 지방대 시간 강사 자리 하나 놓고도 아둥바둥일텐데.
빈 시내를 통과하는 전차.
밀라노에서는 뜨람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트랩이라고 하던가?
한국 같으면 모조리 땅속으로 들어갔겠지만 여기는 땅속과 위가 반반 정도인 듯. 아마 이걸로 충분히 소화가 되는 모양이다.
1일권 끊으면 무한정 타니까 교통비는 결코 비싸다고 할 수준은 아니다.
빈은 이렇게 트랩을 타고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어지간한 투어 버스보다 더 알짜로 구경할 수 있다.
저 멀리 보이는 게 무슨 탑이던가?
우리나라 남산 타워처럼 밤에 올라가면 야경이 좋다고 하는데... 약간은 외진 곳에 있어서 이번엔 가지 않았다. 굳이 택시타고 찾아갈 정도로 높은 곳에서 야경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기도 했고 오랜만에 빈이라 밤에는 공연 보러 다니기도 바빴음.
먼저 서역에 가서 잘츠부르크 가는 기차 티켓을 예매해놓고 링스트라쎄로 들어오는 전차를 탔다.
그리고 국회의사당이던가? 여하튼 뭔가 정부와 관련된 이 건물 앞에서 내려서 슬슬 걸어다니며 구경 시작.
내가 내린 건물들의 사진이 계속이다.
관광객을 위한 마차.
주로 신혼부부들이 많이 타보는 듯. ^^
저 멀리 보이는 게 스테판 성당인가? 아니면 시청 건물일수도.... ^^;
돌아와서 바로 기록을 해야지 늦으면 이렇게 된다/
빈 슈타츠오퍼 극장 건물이던가???
이건 정확하게 기억함.
시청사 건물이다.
매년 11월 25일인가 30일이 되면 여기에 크리스마스 시장이 열려서 12월 24일까지 계속 된다고 한다.
그게 엄청 볼거리라는데 언젠가는 볼 날이 있겠지.
이날 이 안에서 무슨 박람회나 프로모션 행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약 종류를 엄청 소개했던 기억이 남.
사람들이 몰려 들어가길래 따라 들어갔다가 좀 황당했었음. ㅋㅋ
유명한 마리아 테레지아의 동상.
이때 내가 빈에 왔다는 걸 실감했다.
한쪽은 미술사, 다른 한쪽은 자연사 박물관이 있다.
그 가운데 이렇게 여왕님께서 계시고. ^^
관공서며 궁전, 역사적인 건물들이 있는 이 커다란 원을 천천히 돌아서 걷다보면 빈에서 내가 가장 기대하는 이벤트르 열리는 건물이 나온다.
빈 슈타츠오퍼 극장.
여기는 다른 나라의 극정과 달리 입석이 있어서 배낭여행이나 예약없이 온 여행자들이 줄을 서서 입석표를 구매한 다음 서서 공연을 볼 수 있다. 특이한 시스템. 하지만 주머니 가벼운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일 것 같다. 내가 20대라면 시도해봤겠지만 내 나이에 서서 3-4시간 공연 관람은 무리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미리 예매를 해서 왔다. -솔직히 20대에 빈에 왔을 때도 안 했음. ^^-
이날 볼 공연은 로미오와 줄리엣.
빈 예술가들이 즐겨 찾았다는 역사적인 카페 모짜르트.
당연히 들러줬음~
정확한 이름은 까먹었는데 얘가 바로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비엔나 커피.
맛있었다.
케이크도 환상. ㅠ.ㅠ
옛날에 빈에 왔을 때 놀랐던 건데 얘네는 음식 사진과 실제 음식이 똑같거나 실제 음식이 사진보다 더 좋게 나온다.
사진을 보니 또 먹고 싶군.
외부와 로비.
일본 사람들이 -아줌마 단체 관광객들 포함- 엄청 많았다.
내부.
빈슈타츠오퍼 사이트가 엄청 버벅거리는 통에 예매가 늦어져서 역시 비싼 표를 산 바람에 자리는 1층 중간으로 엄청 좋았다.
공식적으로 사진 찍지 말라고는 하는데 빈 사람들이며 관광객들이며 다들 찍는 분위기.
안내원도 전혀 저지를 않길래 나도 몇장 찍었다.
공연 끝난 뒤 커튼 콜.
크랑코가 좀 더 오래 살아서 자신의 안무를 손질할 기회를 가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내내 하면서 봤다.
무용수들의 신체조건이나 기량은 훌륭했고 음악은 말 그대로 환상이었다.
한국에서 로&줄 볼 때면 오케스트라가 삑사리 낼까봐 조마조마한테 여긴 음악에 실려 날아다니는 그런 몰입의 경지였음.
외모나 실력은 출중했지만 상대적으로... 발레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수준이지 엄청난 감동이나 아우라가 느껴지는 공연은 아니었음.
아, 또 기억나는 것 하나. 남녀 무용수 모두 키가 정말 컸다. 그래서 등장하기만 해도 무대가 꽉 차고 존재감이 대단했음. 몸을 이용하는 예술은 신의 특별한 은총 없이 경지에 이른다는 건 불행히도 불가능이다는 걸 실감하게 됨.
매력적인 티볼트.
모든 로&줄 안무에서 티볼트는 항상 매력적이다.
악당에게 끌리는 건 안무가들도 마찬가지인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