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도 열심히 돌아다닌 하루.
관심사에 따라 방문지가 달라지는 것인지... 대학생 때 왔을 때는 모짜르트 박물관, 베토벤 하우스, 쇤부른 궁전 등등 음악가들의 흔적을 열심히 쫓아다녔는데 이번에는 주로 미술이나 건축사 위주로 찾아다니고 있다.
아침 먹고는 먼저 민박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쿤스트 하우스로 출발~ 비엔나하임이라는 민박집에 묵었는데 여길 선택한 이유는 깨끗하고 조용하다는 평 때문었다. 그런데 교통도 좋고 주변에 가볼만한 곳이 많은 아주 좋은 위치라는 덤이 붙어 더 만족. 다른 배낭객들과 함께 주인과 술 푸고 떠들썩하게 떠드는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지만 조용히 자고 싶은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훈데르트 바서가 작품활동을 했다는 쿤스트 하우스
직선을 아주 혐오한 이 건축가이자 미술가의 정신이 그대로 투영된 건물.
특이하긴 하지만 묘하게 악몽스럽지 않고 정감이 간다.
뭔가 예술사나 건축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20세기 건축물을 보면 보기는 그럴듯해고 살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데 여기는 살라고 하면 즐겁게 살 것 같다.
내부는 촬영 금지.
여긴 찍어도 되는 곳들이다.
화장실도 촬영 가능. ㅋㅋ
화장실까지 이렇게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니... 멋졌음.
남자 화장실 내부도 똑같을까 궁금.
기념품 가게에서 산 티백 트레이.
쿤스트 하우스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주는 틴도 샀는데... 그 사진은 이 블로그 어딘가 있을듯. 지금 못 찾겠다.
훈데르트 바써스러운 주변 건물들. ^^
훈더트 바써 하우스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라고 한다.
이런 위대한 예술가가 만든 건물에 살고 있다는 자체가 굉장히 자랑스러울 것 같다.
부러움...
저녁에 볼 마술피리 표 끊으러 간 슈타츠오퍼 로비의 낮 모습.
이날 여기서는 라 보엠을 하는데 이미 매진된 그 표 사려는 사람들이 계속 몰려오니까 창구의 아저씨가 나중에는 라보엠 표 없다고 팻말을 내걸었다. 그러자 갑자기 확 줄어드는 줄. 신기했음.
폭스 오퍼의 자우버플로테 티켓 있냐니까 아주 신나하면서 좌석표 꺼내서 보여주면서 좋은 좌석을 추천해주는 친절을... ^^
바로 전날에는 바깥에서 식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따뜻했는데 이날은 성큼 겨울로 다가선 느낌.
슈니첼 말고 다른 거였는데...
이름이 생각 안 난다.
이날은 추워서 맥주 대신 와인을 한잔 곁들였다.
맛있었음.
저 길~게 늘어진 노란 건 매운 고추피클인데 조금씩 썰어서 먹으면 고기와 소스의 느끼함을 씻어내준다. 한국사람에게는 너무도 감사한 사이드였음. ^^
다 좋았는데 옆 테이블에서 아줌마들이 담배를 너무 피워대서 느긋하게 즐기지 못하고 잽싸게 나왔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마지막을 장식한 호프부르크 궁전.
지금은 전체가 박물관으로 바뀌어 있다.
내부는 돈 내고 들어가야 하지만 정원은 무료 개방.
이렇게 개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았음.
도심 한가운데에 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 있다니 정말 부러웠다.
여기에 뽀삐를 풀어놓으면 신나서 날뛰지는 않겠지만 잘 걸어다닐텐데...
주차장과 마차 정류소. ^^
여긴 참 쫀쫀하고 돈독 올랐다 싶은 것이...
영국이나 프랑스는 일단 돈 내고 들어가면 궁전 전체 관람이 가능한데 여긴 섹션별로 나눠서 다 따로 돈을 내고 봐야함. -_-;
루브르 하나 들어갈 돈으로 루브르의 한쪽 윙의 한층 정도의 전시물을 봐야하니 좀 약이 오르긴 했지만... 그래도 테마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서 하는 수 없이 지갑을 열었다.
제일 먼저 들어간 곳은 황실의 주방생활용품을 전시한 전시실. ^^
예쁜 빵틀과 케이크틀.
샹보르에서 봤던 것과 기본적인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빵이나 케이크 모양의 정교함은 이미 17세기 이전에 완성이 된 듯.
어느 브랜드던가?
이런 비슷한 디자인을 파는 걸 본 기억이 나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별로였고 내 취향도 아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갖고 싶은 욕구가 갑자기 불쑥.
견물생심은 정말 진리임. -_-;
전시품도 전시품이지만 공간의 낭비가 없는 저 그릇장들도 마음에 들었다. ㅎㅎ
금도금은 은그릇과 촛대들.
연회 전에 초에 불 붙이는 것도 엄청 일이었을듯.
저런 티 트레이에는 도대체 어떤 디저트를 얹어야 할까? ㅋㅋ
여행용 티타임 세트라고 함.
생활 수준이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_-+++
예쁜 은식기들~
워머와 주전자 세트.
진심으로 훔쳐오고 싶었다.
은주전자에 물을 끓이면 물맛이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은주전자는 내 형편에 도저히 불가능이고 나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온, 은주전자 대신 물 끓일 때 넣는 은덩어리(=추)나 언젠가 돈 모아서 하나 사야겠다.
주스 착즙기. ^^
뭐에 쓰는지 모르겠음.
연회 사진들.
디너 세팅된 모습이다.
중국식 티타임을 위한 티세트~
금그릇들~
냅킨을 접어놓은 모양이 신기해서 찍어봤다.
다양하게 특색있게 접은 냅킨은 주부의 능력이었다고 하던데... 황실에서는 전문가가 있었겠지?
옛날에 가드너 뮤지엄인가에서 냅킨 접는 법 책을 사온 게 있는데... 새 모양으로 접는 건 본 기억이 난다.
탐나는 티세트들~
촛대들.
저런 건 줘도 둘 데도 없겠다.
차를 담아놓는 통인가?
그릇이 한두개면 설탕그릇이려니~ 하겠는데 너무 많으니까 용도를 모르겠음
온갖 티트레이와 촛대들
동양풍의 예쁜 티세트~
중국풍이나 일본풍의 유행이 유럽을 한때 휩쓸었다는 증거들이겠지.
빅토리아 앨버트 뮤지엄에도 티세트 전시품이 꽤 많긴 하지만 이렇게 얘네들만 모아놓으니 눈에 확 들어오긴 한다.
스트래이너와 은주전자들.
이 사진말고도 엄청나게 많은 전시품들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지쳐서 셔터를 누르기도 귀찮아졌었다.
돈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고 행복한 시간이었음.
이날 간 다른 뮤지엄 얘기는 또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