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꼬이는 날

by choco 2010. 3. 24.
회의 두개와 들를 곳이 하나 있는 좀 바쁜 날.

재활용 매장으로 보내려고 정리한 박스들 택배 신청을 하는데 우체국 택배 사이트의 오류인지 일정과 시간 신청이 절대 되지 않는다. -_-;  우편 번호도 다 정상이고 특수 지역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음.  문의 전화하라고 뜨는 번호는 계속 통화중.  결국 포기하면서 오늘의 미션 하나 실패.

2시로 예정됐던 회의가 3시 반으로 밀리면서 뒷 스케줄이 줄줄이 꼬이기 시작. 

그 회의는... 교회 사람들은 고집이 엄청 세고 절대 남의 말 안 듣는다는 지금까지의 경험치에 확신을 더해준다.  이제는 뜬구름 잡는 성령 가득한 사람들을 빨랑 털어내고 싶다는 소망 밖에는 없다.  뭔가 찡하고 감동적이고, 열렬하고 어쩌고 하는 소리를 작년 8월부터 들어왔다는 차장님이 불쌍해지고, 내 앞에서 관둔 작가와 PD는 결코 짤린 게 아니라 자신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손 들고 도망갔다는 확신을 얻었다.  왜 원고료가 후했는지도 알 것 같다.  솔직히 내 인내심도 지금 한계에 올라와 찰랑찰랑하고 있음. 

그리고 여기서 발이 살짝 꼬여 넘어질 뻔 하는 바람에 비교적 나아가던 다리가 도져서 다시 심하게 절뚝거리기 시작.  이런 날은 일찌감치 돌아가 병원에서 물리치료나 받아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처지.  이사 책벼룩을 하는 2번째 약속으로 갔지만 앞서 일정이 밀리는 바람에 이미 책이 다 빠져서 사전이랑 만화책 한권, 재주 관련 책 하나만 건져서 쬐끔은 허무.  그래도 여기서는 보들보들한 고양이를 원없이 부비부비하고 왔기 때문에 실패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압권은 두번째 회의.  이쪽도 이미 작가가 한번 손들고 달아난 만만찮은 클라이언트. 그래서 감독이랑 아이디어와 구성을 서로 확실히 하고 들어가자고 해서 자료도 받을 겸 해서 갔는데 사무실 문은 잠겨 있고 이 인간은 전화를 5번이나 해도 안 받네.  기다리다가 열 받아서 집으로 오는데 잠깐 다른 데 갔고 전화를 못 받았다고 뒤늦게... -_-+++++

목소리를 보니 어디서 한 잔 하고 있는 분위기인데... 붙잡고 얘기해봤자 영양가 있는 내용 하나도 안 나올 것 같아서 나중에 전화하라고 하고 끊었다. 그리고 함흥차사인 걸 보면 다 잊어버리고 술푸고 있겠지.

수확은 하나도 없이 하루종일 고생만 죽자고 하고 겨우 좀 좋아지는가 싶던 다리만 다시 도졌다.  그런데 내일은 또 다른 회의 가야 함.  이번 주도 강행군이지만 다음 주도 장난 아니겠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