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송내로 회의. 예전에 해봤던 곳이라 좀 만만하게 봤는데.... 던져진 내용과 요구 사항을 보니 아무래도 X 밟은 느낌. 더구나 제작비를 보니까 너무 덤핑을 치고 들어가 따온 거라 원고료를 많이 받을 가망성도 없다는... -_-; 아예 모르는 곳이면 저러거나 말거나 쌩까고 힘든 거니까 많이 내놓으라고 할 텐데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고 이전 작업에서 잘 챙겨준 감독이라 이게 참 그렇구만. 도대체 내겐 머리 빠지게 공부해야하는 일만 걸리는 거냐. 쉬운 일들은 누가 다 가져가는 건지.
회의 끝나고 오랜만이라고 저녁이나 먹자고 해서 홍대 갔는데 나도 그곳을 모르고 이 감독 역시나... 온갖 맛집 블로그에 등장하는 홍대의 그 맛있는 덮밥집이며 라멘집들은 다 어디에 박혀있는 것이냐??? 둘이 헤매다가 결국 2년 전인가 아는 언니랑 같이 갔던 롤집에 가서 롤을 배 터지게 먹고 동생 것까지 사서 나온 시간이 6시.
감독이 배 고프다고 너무 많이 시킨 바람에 배가 꽉 차기도 했고, 계단 오르락 내리락 갈아타는 환승 거리나 위에서 걷는거나 얼추 비슷하지 싶어서 그냥 합정까지 슬슬 걸어 내려와서 거기서 전철을 타고 집에 왔다.
롤이 배에서 점점 불어나는지 그렇게 걸었는데도 배는 빵빵하고 그거 좀 걸었다고 몸은 기진맥진. 국화차 한잔 마시고 누웠더니 저녁과 디저트까지 먹은 뽀삐가 방에 들어오길래 함께 취침. 그대로 내처 아침까지 잤어야 하는데 아는 언니한테 전화가 오는 바람에 깨서 이렇게 호작질 중이다.
뽀삐양은 오렌지 하나 얻어먹고는 다시 자러 갔다. 나랑 라이프 사이클을 맞춰 살다가 부지런한 동생이 돌아온 뒤 걔 쫓아다니느라 뽀삐도 요즘 체력 소모가 장난이 아닌듯. 진짜 초 저질 체력의 주인과 개 한쌍이라는 생각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