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말이란 걸 가장 실감하는 건 지자체나 정부에서 나오는 일이 확 늘었다는 걸 느낄 때.
정부나 지자체에 이런저런 강의며 출강 나가는 친구들은 갑자기 급조된 교육 일정 + 연말까지 마쳐야하는 (=그래야 연말까지 예산 집행이 완료되니까. ㅎㅎ;) 교재 제작 때문에 다들 정신이 하나도 없고 나도 요즘 연락오는 건 죄다 그쪽 관련 일들.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한나라당 지자체는 정가로 (난 양심적이라 바가지는 안 씌운다!) 민주당을 제외한 군소정당은 할인 가격으로 봉사 중. ^^;
2. 시의회가 물갈이 되고나서 오잔디가 확실히 홍보비를 전처럼 마음대로 물쓰듯 못하는 모양이다.
오늘 서울시 관련 일로 연락이 하나 왔는데 예산이 너무 없다고 징징 짜면서 터무니 없는 금액을...--a '가뜩이나 하기 싫은 거 돈도 많이 안 주는데 내가 미쳤냐!' 고 속으로만 외치고 겉으로는 소심하게 "제가 연말이라 좀 바빠서... 정말로 죄송..." 굽신굽신 모드로 거절.
서울시 일들이 어차피 내가 낸 세금이니 돌려받아야 한다는 굳은 결의를 다진 뒤 뇌에 주름을 쫙쫙 펴고 자판만 두드리면 사실 꽤 쏠쏠했는데. 내가 돈 못 버는 건 쫌 아쉽지만 그래도 오잔디가 전처럼 돈 팍팍 못 뿌리는 건 그 아쉬움이 상쇄되고 남을 정도로 고소하다. ㅍㅎㅎㅎㅎㅎㅎㅎ
3. 오잔디 얘기가 나온 김에... 요즘 서울시에 갑자기 등장한 테러 수준의 그 오렌지색 택시를 처음으로 타봤다.
기사분에게 어찌 이런 색을 선택하셨냐고 여쭤봤더니 한숨을 팍 쉬면서 "오세훈이 마누라가 이 색을 찍었대요." 라신다. 사연인 즉, 디자인 서울 어쩌고 하면서 서울시의 택시 색깔을 전면적으로 바꿔 통일하기로 하고 색깔 후보가 몇개 올라놨는데 나름 디자인에 일가견에 있으시다는 시장 부인께서 직접 나서서 오렌지를 낙점했다고 함.
그 아주머니... 실제로 몇번 봤을 때 꽤 세련되고 감각도 꽤 있더만... 택시는 어째 이렇게 시각 테러를 저질렀는지 의문. 그 색깔 페인트가 잘 안 팔려서 로비 들어왔나????? 뉴욕의 노란 택시를 볼 때마다 눈에 잘 띄기는 한데 엄청 촌스럽다고 생각 했더만 이제 걔네 욕 못 하겠다. 오로지 눈에 잘 띄는 그 기능성 하나만을 목표로 했다면 이해 100% 가능이긴 한데, 대신 디자인 서울 어쩌고는 닥치심이 옳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