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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춤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까멜리아 레이디 (2012.6.16)

by choco 2012. 6. 17.

제목에 왠지 강수진의 까멜리아 레이디라고 써야할 것 같은...  ^^;

 

20세기 중후반기의 발레팬들에게 까멜리아 레이디 = 마르시아 하이데였던 것처럼 20세기 말부터 21세기 초반에 걸친 발레팬들, 특히 한국인들에게 까멜리아 레이디 = 강수진이니 제목을 그리 쓴다고 해도 과히 과장은 아닐 것 같다.  

 

무용가에게 자신을 대표하는 작품이 있다는 걸 굴레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아무나 갖지 못하는 행운이고 영광인데 강수진에게 까멜리아는 바로 그런 작품인듯.

 

아주 운이 좋지 않은 한 아마도 내가 강수진의 까멜리아 레이디를 보고 다시 감상을 쓸 날이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사설이 길어지는데, 마르시아 하이데의 영상물을 제외하고, 이 작품을 처음 본 건 오래 전 세계 발레스타 초청이었나, 한국을 빛낸 발레스타 초청이었나... 1999년에 강수진이 출연한 갈라 공연에서였다.   안무가인 노이마이어는 이 작품의 전막 공연 -그것도 아주 까다롭게 엄선된 발레단에만- 허용하지 갈라에서는 절대 공연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강수진의 부탁을 받고 처음으로 갈라 공연 허락을 했는데 그게 3막에서 아르망을 찾아온 마르그리뜨와의 마지막 밤이었다.

 

그때부터 이 작품을 강수진이 공연하는 무대로 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었고 아마 2002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하여간 꽤 오래 전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드디어 공연이 있었다.  그날 내 평생에 세종문화회관이 그렇게 미어터지게 찬 건 처음 봤었다.  그리고 초연 날 내가 알아볼 수 있었던 건 신현준과 당시 사귀던 그 손 뭔가 하는 탤런트 뿐이었지만 (그것도 신현준과 손 잡고 걸어다녀서 그녀라고 짐작) 한국에서 얼굴 좀 알려졌다고 하던 나름 셀러브러티들은 다 세종으로 왔었다고 함.

 

그때 로버트 튜슬리와 춤췄던 공연... 무대와 까마득히 먼 뒤쪽에서 봤음에도 불구하고 몸에서 표정이 느껴진다고, 정말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서 또 다시 그녀의 까멜리아를 보는 행운을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