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친이 남겨 놓고 가신, 오로지 꼬기만 좋아하는 늙은 아드님 때문에 뭐 좀 건질 게 있나 하고 구입한 책. (만약 남편이라면 소원대로 빨리 죽으라고 정말 365일 고기만 배 터지게 줬을 텐데... 부모라서... -_-; 나도 어릴 때 속 무지 썩였을 테니 그냥 쌤쌤이려니 해야지.)
보통 '초간편'을 제목이나 카피로 내세운 책은 전에 에드워드 권의 ???? 처럼 간편과 거리는 안드로메다인데 카피로 사람을 낚은 거던가 아니면 정말 간단하긴 한데 건질 게 없다거나 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컨셉을 잘 잡은 듯.
찜, 조림, 볶음, 구이, 무침. 이렇게 한식에 빠지지 않는 조리법을 기본 카테고리로 나누고 거기에 어울리는 기본 양념장의 레시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본 양념장은 거창한 재료가 아니라 간장, 고추장, 된장을 기본으로 마늘, 설탕, 참기름 등등 밥을 해서 먹는 한국의 가정집에는 다 있는 양념들로 구성된다. 그나마 좀 특이하다는 게 화이트 와인인데 요즘에는 이 역시도 바로 아래 편의점만 내려가도 널려 있으니 재료가 복잡하고 어려워서~란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이렇게 각 기본 양념을 만들어 놓은 다음 준비한 재료를 섞어서 찌거나 조리거나 볶거나 굽거나 무치면 끝~ 재료준비부터 차림까지 길어야 2-3단계기 때문에 후다닥 해먹기는 참 괜찮은 듯. 그리고 양념의 맛에 좌우되는 한국 요리에는 딱이지 싶다. 많이 사용하는 양념장은 넉넉히 만들어 놓고 써도 괜찮을 것 같고.
보너스 쿠킹으로 간단한 샐러드와 드레싱도 소개되어 있는데 오늘 여기 나온 드레싱을 하나 해봐야겠음.
지금 50% 세일하고 있던데(나도 그래서 샀음. ^^) 레퍼토리의 한계를 느끼는 사람은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