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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문재인 홍보팀

by choco 2012. 7. 20.

우리 업계 종사자 모두 인정하다시피 남이 내놓은 걸 씹기는 참 쉽다.

장기나 바둑도 내가 그 사람보다 실력이 많이 떨어져도 옆에서 보면 이상하게 대국하는 사람들이 못 보는 게 눈에 보이는 거랑 마찬가지 이치일 거다.

 

하지만 씹고 단점을 짚어내긴 쉬워도 그나마도 만들기 위해서 그 당사자는 얼마나 머리를 쥐어짜고 고생을 했는지 -안 그런 경우도 종종 있지만.  ^^;- 알기 때문에 난 어지간해선 동종업자의 결과물을 씹지 않는다.

예외는 상대가 내게 리뷰를 요청할 때와 인원, 비용, 시간, 서포트 등등의 모든 상황이 최상이었음에도 평작 이하가 나온 경우다.

대표적인 예가 소치한테 진, 제일기획에서 주관한 지난 번 평창 PT. 

그건 나 뿐 아니라 동종업계에서 입 가진 사람들은 다 공으로 먹으려고 들었다고 입 모아 욕을 했으니 내가 까칠한 건 아님.

 

사실이 길었는데... 

출마 선언도 신선했고 슬로건도 그럭저럭 괜찮네~ 소리를 했는데 요 며칠 나온 동영상과 '대한민국 남자' 시리즈 보면서 이 팀이 지금 아마추어들로 홍보팀을 꾸리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아이디어야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고 호불호가 있으니 그건 패스.

근데 동영상의 자막 배열 같은 아주아주 기본적인 부분에서 말도 안 되는.... 이라고 하면 애써 만든 사람들에겐 좀 미안하고, 여하튼 좀 이해하기 힘든 결과물. 

편집기를 조금 다루는 자원봉사자나 아니면 결혼식, 돌잔치 편집하는 수준의 기술진이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남자는... ;ㅁ;

누군가 트위터에 홍보팀 다 짤라버리라고 썼던데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물갈이가 좀 있어야 할 것 같긴 하다.

아이디어 부분은 역시 패스하고 -옛날 옛적 MB가 서울시장 선거 나올 때 모두 웬 쌍팔년도 버전이냐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던 홍보물을 2002년 이회창 캠프에서 이런 식으로 만들어달라고 모범 답안으로 보여준 이후로 정치인들의 감각에 대해선 포기.  단 안희정, 이광재는 제외- 내부에서 윤문이나 디자인 퀄리티에 대한 컨트롤이 이뤄지지 않는 건가? 

뭔가 확 끌어오는 게 없다면 공격받을 여지를 줄이는 게 기본인데 전자도 약하고 후자는 너무 많다.

국회의원 선거도 아니고 대통령 선거판인데 전문가인척 하는 사기꾼 에이전시가 붙었을 리는 없을 텐데...???

2007년엔 태업했다고 생각했는데 2002년 노무현 캠프의 그 똘똘함은 안희정, 이광재 콤비 덕분이었던 건가?

 

이왕이면 문재인 5년 안철수 5년으로 이어지는 10년을 바라는 입장인데... 

지금 문재인 캠프 홍보팀에 누가 들어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팀이 어떻게 꾸려져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땡빚을 내서라도 일머리 빠삭한 전문가들을 앉혀놓고 '와!' 소리 나는 것들을 팍팍 좀 쏟아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