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카테고리에 넣기는 내용이 형편없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잡설에 넣긴 약간 무거운... 내가 아는 사람에 대한 소고.
인혁당 사건 관련해 "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나?"발언으로 국민에게 멘붕을 일으키고 있는 김병호 공보위원장 나으리.
'잘 ' 이라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예전에 일 때문에 꽤 많이 시간을 접촉해서 '좀'은 아는 사람이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를 하자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낸 책을 내가 대필을 해줬고 의원 초창기 시절 의정 보고 영상이나 홍보물 등등의 시나리오도 썼다.
부산에서 따라올라와 그 밑에 구르는 돌쇠들이야 애저녘에 포기했지만 김병호란 사람에 대한 인상은 일개 작가에게 반말 찍찍 하지 않고 -그런 XX들 많음- 존대말 꼬박꼬박 써주는 점잖은 양반.
어차피 그때나 지금이나 영남은 포기한 동네네 지방 토호 특유의 거들먹거림 없는 그 교양에 점수를 좀 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어느새 흐지부지 연이 끊어지고 잊고 있던 이름이었는데 이렇게 부활해서 제대로 이미지를 깍아 먹어주시는구나.
한나라당, 혹은 새누리당 소속이라서 싫어하고 욕하는 게 아니라 저 개념에 욕이 나온다.
이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점잖고 좋은 양반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참 사람 보는 눈이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가... 진심으로 이명박이 옳다고 쉴드 치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친한 작가 친구. 40만 촛불 간첩설 설파의 주인공. ^^- 각자 보는 각도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한 인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돈 까밀로와 빼뽀네의 어느 에피소드에서 누군가 했던 말처럼 정치는 정말 몹쓸 것이다. ㅎㅎ
또 한 명은 저쪽 본진에서 변희재와 함께 열심히 종횡무진 활약을 하고 있다고 최근 들었으나 나는 몰랐던 장원재.
내가 어린 초딩 시절 무지하게 존경하고 동경했던 동네 오빠이자 동창(당시엔 친구)의 형이다.
어른이 된 뒤에 몇년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지만 어릴 때 몇년은 하늘과 땅 정도의 지적 수준과 놀이 문화를 가지게 되는데, 이 오빠는 그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정말 똑똑했다.
나름대로 책도 많이 읽고 또래보다 더 똘똘하다고 하던 나를 혹하게 할 정도(? ^^)의 특이한 얘기와 놀이를 많이 알려줬던 걸로 기억한다.
디테일은 세월의 흐름에 깍여 다 사라졌지만 난 솔직히 원X가 아니라 이 오빠랑 놀고 싶어서 걔네 집에 갔고, 오빠가 없으면 정말 서운하고 맥이 탁 풀렸었다.
이런 추억 역시 거의 다 잊고 있었다가 아이러브스쿨로 동창 찾기 붐이 일고 그때 원X를 다시 만나면서 떠올랐다.
그때 장원재는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갓 돌아왔던가 아니면 하고 있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솔직히 그때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귀차니즘 50% + 그때도 이미 이런저런 글 쓰며 이름 알리던 이 오빠의 사진을 보니 -추억 속의 모습은 엄청 샤프하고 그랬는데...이하생략... ㅎㅎ- 추억이 와장창 무너지는 느낌 50%로 그냥 관뒀었는데... 그때 봤더라면 어떤 얘기를 했을지 그냥 궁금.
어릴 때 동경의 대상이 이렇게 무너지는 걸 보니 씁쓸하네.
아이러브스쿨이 아니었으면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지도 못했을 테고 그냥 정말 똑똑하고 특이했던 오빠로 추억에 예쁘게 남았을 텐데.
너무 많은 걸 기억하는 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절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일들이 많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