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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내가 아는 사람....

by choco 2012. 9. 19.

사람 카테고리에 넣기는 내용이 형편없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잡설에 넣긴 약간 무거운... 내가 아는 사람에 대한 소고.

 

인혁당 사건 관련해 "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나?"발언으로 국민에게 멘붕을 일으키고 있는 김병호 공보위원장 나으리.

'잘 ' 이라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예전에 일 때문에 꽤 많이 시간을 접촉해서 '좀'은 아는 사람이다.

좀 더 정확하게 얘기를 하자면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낸 책을 내가 대필을 해줬고 의원 초창기 시절 의정 보고 영상이나 홍보물 등등의 시나리오도 썼다.

 

부산에서 따라올라와 그 밑에 구르는 돌쇠들이야 애저녘에 포기했지만 김병호란 사람에 대한 인상은 일개 작가에게 반말 찍찍 하지 않고 -그런 XX들 많음- 존대말 꼬박꼬박 써주는 점잖은 양반.

어차피 그때나 지금이나 영남은 포기한 동네네 지방 토호 특유의 거들먹거림 없는 그 교양에 점수를 좀 줬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어느새 흐지부지 연이 끊어지고 잊고 있던 이름이었는데 이렇게 부활해서 제대로 이미지를 깍아 먹어주시는구나.

한나라당, 혹은 새누리당 소속이라서 싫어하고 욕하는 게 아니라 저 개념에 욕이 나온다.

 

이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점잖고 좋은 양반이라고 생각했던 내가 참 사람 보는 눈이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가... 진심으로 이명박이 옳다고 쉴드 치는 사람이 있는 걸 보면 -친한 작가 친구. 40만 촛불 간첩설 설파의 주인공. ^^- 각자 보는 각도와 서 있는 위치에 따라 한 인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돈 까밀로와 빼뽀네의 어느 에피소드에서 누군가 했던 말처럼 정치는 정말 몹쓸 것이다.  ㅎㅎ

 

또 한 명은 저쪽 본진에서 변희재와 함께 열심히 종횡무진 활약을 하고 있다고 최근 들었으나 나는 몰랐던 장원재.

 

내가 어린 초딩 시절 무지하게 존경하고 동경했던 동네 오빠이자 동창(당시엔 친구)의 형이다.

어른이 된 뒤에 몇년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지만 어릴 때 몇년은 하늘과 땅 정도의 지적 수준과 놀이 문화를 가지게 되는데, 이 오빠는 그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정말 똑똑했다.

 

나름대로 책도 많이 읽고 또래보다 더 똘똘하다고 하던 나를 혹하게 할 정도(? ^^)의 특이한 얘기와 놀이를 많이 알려줬던 걸로 기억한다.

디테일은 세월의 흐름에 깍여 다 사라졌지만 난 솔직히 원X가 아니라 이 오빠랑 놀고 싶어서 걔네 집에 갔고, 오빠가 없으면 정말 서운하고 맥이 탁 풀렸었다.

 

이런 추억 역시 거의 다 잊고 있었다가 아이러브스쿨로 동창 찾기 붐이 일고 그때 원X를 다시 만나면서 떠올랐다.

그때 장원재는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갓 돌아왔던가 아니면 하고 있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솔직히 그때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의 귀차니즘 50% + 그때도 이미 이런저런 글 쓰며 이름 알리던 이 오빠의 사진을 보니 -추억 속의 모습은 엄청 샤프하고 그랬는데...이하생략... ㅎㅎ- 추억이 와장창 무너지는 느낌 50%로 그냥 관뒀었는데... 그때 봤더라면 어떤 얘기를 했을지 그냥 궁금.

 

어릴 때 동경의 대상이 이렇게 무너지는 걸 보니 씁쓸하네.

아이러브스쿨이 아니었으면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지도 못했을 테고 그냥 정말 똑똑하고 특이했던 오빠로 추억에 예쁘게 남았을 텐데.

너무 많은 걸 기억하는 게 그리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절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일들이 많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