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여름.
2012년 여름도 만만치 않았지만 1994년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그때에 비하면 양반이지'란 소리를 할 정도로 양순했다. 양심도 없이 5월부터 9월까지 정말 죽이게 더웠다.
오죽하면 아기 데리고 차에 가서 카에어컨을 틀어놓고 잤다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
그때 우린 그나마 시원한 우리 집을 떠나서 과천의 주공 아파트에서 말 그대로 더위에 구워지고 있었다.
죽겠다고 딸들이 제발 에어컨 좀 사자고 난리를 쳤지만 지금보다 더 젊고 더 더위를 안 타고 더 고집이 세셨던 우리 부친은 선풍기로 충분히 견딜만 한데 무슨 에어컨이냐고 콧방귀도 안 뀌셨다.
전세 살던 집 전주인이 남겨놓고 간 구닥다리 80년대 에어컨을 몰래몰래 가끔 켜면서 더위와 싸워야 했다.
그런데... 지금 뽀삐 2세와 달리 열이 많고 더위에 약한 우리 뽀삐 1세가 더위를 먹고 쓰러지는 사태 발생.
이미 그때 대한민국에 에어컨이라는 물건은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었다.
다음 해던가... 우리 부친은 딸들이 더워 죽겠다고 그 난리를 쳐도 쳐다도 안 보던 에어컨을 결제하셨고 우리 집엔 드디어 당시엔 최신식이던 스탠드형 에어컨이 등장했다. (한 몇 년 별로 안 더워 켜지도 않았던듯)
결과적으로 개보다 못한 딸이 되었지만 나는 현실적인 인간이기 때문에 에어컨이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다.
어쨌든 그 에어컨 사건(?) 이후 난 지갑은 절대적으로 사랑의 무게만큼 열린다는 진리의 신봉자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갑을 조금만 좀 열어주시면 안 될지~ ^^
희망릴레이 안도현 from moonjaein on Vimeo.
서론이 길었는데... 예. 결론은 쪼끔만 보태 주세요~ ㅎㅎ
이번 경선을 봐도 그렇고... 저 동네에서 그나마 인간 같은 인간은 이분밖에 없네요.
일단 문재인이 되어야 안철수와 단일화 논의를 하던가 말던가....
지금 하는 거 보면 딴 후보들은 안철수가 이겨도 깽판치게 생겼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