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가수 때문인지 '이은미'란 이름이 여기저기서 떠들썩.
근데 그 이은미란 이름을 보면서 내 머리속에는 또 다른 이은미란 아이가 떠오른다.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살해된, 트로트 그룹 출신의 여가수.
그 친구의 본명이 이은미다.
오래 전, 지금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이 난무하기 아주 한참 전에 1318들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KBS에서 한적이 있었다.
그때 눈에 반짝 들어오게 노래를 잘했던 중학생 여자아이.
이은미나 이수영의 노래를 참 잘 불렀었다.
결국 연말 결선까지 진출했었고 그 과정에서 모 기획사의 눈에 띄어 결선 전에 이미 소속이 되어 성형수술도 하고 해서 다른 아이들의 부러움을 샀었다.
근데 이미 입지를 다진 가수 이은미가 있기 때문에 자기 본명은 못 쓰고 예명으로 데뷔 준비하다가 트로트 붐 때문에 소속사에서 트로트 쪽으로 돌려서 무지 스트래스 받아한다는 얘기를 은미와 친하게 지냈던 아이들을 통해서 들었고 그런가보다 하고 난 끝.
뜨지 못 했는지 그렇게 잊고 있었던 그 아이를 그런 황당한 기사의 주인공으로 만날줄은 정말 몰랐었다.
그때 우리 프로그램 예선에 합격해 방송 출연하고 분기 결선 통과하고 연말 결선 나오고 하는 과정에서 탈락했었더라면 그 아이의 일생이 또 어떤 길로 풀려나갔을까?
인생에 만일은 없다지만 이은미란 이름이 나오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하니 좀 그렇다.
그리고 좀 전에 문자로 부고가 하나 왔는데... 돌아가신 분 이름이며 회사 이름은 분명히 눈에 익은데 가물가물 떠오르지가 않는다.
찾아보니까 작년 요맘 때 작은 일 하나 같이 했던 프로덕션의 사장 겸 감독.
굉장히 의욕적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앞으로 같이 하자고 했지만 솔직히 그게 해야 하는 거지. 말로 하자는 일 다 풀려서 했으면 난 강남에 빌딩 하나 올리고 있을 거다. 여하튼 그 일 마무리하고 소식이 없어 그런가보다 했는데 또 이렇게 황당하게 소식을 받는구나.
내가 경사는 패스해도 조사는 꼭 챙기자는 주의긴 하지만 두서너번이라도 일을 같이 했으면 가보겠는데 딱 한 번 같이 한 곳까지 찾아가기는 쫌...
좋은 곳에 가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