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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고마워~

by choco 2012. 8. 20.

동생 친구 ㅎ양이 사다준, 요즘 한참 뜬다는 몰리스 팝스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먹던 주말 저녁.

 

부친은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이 조금 남은 막대기를 뽀양에게 하사하신다.

뽀양은 당근 이게 웬 떡이냐~ 맛있어~ 이러면서 양냠 핥아먹는데... 걔가 먹기 좋도록 막대기를 요리조리 바꿔주시면서 부친 曰

"맛있게 잘 먹어줘서 고마워. 이렇게 잘 먹어줘서 고마워." 하시는데... 나도 괜히 코가 찡~

 

12년 4개월.  우리 뽀삐 1세는 벌써 떠나고 없던 나이고... 그다지 장수한다고 할 수 없는 포메라니언이란 견종의 평균 수명으로 따지면 뽀삐에게 남은 3년 정도.  내가 아는 중에 가장 오래 산 포메가 20살 때 죽었으니 거기에 대입해도 길어야 7년.

 

12살 생일을 넘긴 올해부터는 나도 얘를 볼 때마다 얘랑 내가 얼마나 더 함께 할 수 있을까, 내가 얘를 몇번이나 더 산책시켜줄 수 있을까, 수영을 몇번이나 더 시켜줄 수 있을까... 등등의 생각이 들면서 하루하루가 소중했다.

그런데 우리 부친도 같은 생각을 하셨던 모양이다.

늙은 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다 이 심정을 이해할 듯. 

 

아마 무심코 흘러나왔을 말인데 참 맘이...  뽀삐 1세가 떠났을 땐 내 동생의 팻로스가 엄청 심해서 저러다 사람 잡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이번엔 우리 부친을 더 걱정해야 할 것 같음.  --;

우리 부친을 위해서라도 우리 뽀양이 포메라니언 계에서 신기록을 좀 내는 장수견이 되면 좋겠다. 

 

더불어... 의학이 암흑기에 수렴하던 그 옛날부터 대대로 빨라야 기본 칠순에 조금만 신경 쓰시면 팔순과 구순은 거뜬하던 우리 부계를 보건대 오래 사실 게 분명하지만.... 우리 부친이 종종 영양가 있는 자식 말은 절대 안 듣는 똥고집 -이 역시 가문의 유산. --;- 으로 속 뒤집어도 꾹 참고 잘 해드려야겠단은 생각을 했음.

 

여하튼 뽀양.  비실비실하면서도 잘 버텨줘서 고마워~

20살 까지는 거뜬하게 좀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