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지인의 부친이 입원을 하고 계신데 오늘 오후부터 상태가 좀 안 좋으시단 소식에 영화는 당연히 파투가 났다. 그런데 바로 몇시간 뒤에 위독하시다는 소식이. -_-;;;
지병이 있으신 분이라 컨디션이 좀 안 좋아진다 싶으면 빨리빨리 병원에 가셔야 하는데 그 연세의 아버님들이 거의 다 그러시듯 병원은 지겹다고, 당신 몸은 당신이 제일 잘 안다고 꿋꿋하게 버티시다가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다음에 결국 입원을 하셨다.
조짐이 왔을 때 바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셨으면 이렇게 자식들 놀라게 할 일도 없으셨을 텐데.
우리 아버지는 왜 이렇게 자식 말을 안 들으시냐, 이런 동병상련의 주제로 전화로 투덜거리다 갑자기 연락 받고 철렁해 병원으로 달려가는 걸 보면서... 저게 언젠가는 내 모습이겠구나 싶으니 가슴이 아릿하기도 하고... 여하튼 뭔가 굉장히 싱숭생숭하다.
'도움이 되는 자식 말 절대 안 듣는 아버지'에 우리 부친도 분명 포함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참 감사한 것이 당신 건강을 챙기는데 엄청나게 철저하시다는 거. 꼬장꼬장, 안 맞는 부분도 많고 서로 찬바람이 불 때도 많지만 그래도 자식들에게 절대 폐 끼치지 않겠다고 자기 관리 철저히 해주시는 부친께 감사하단 생각이 새삼 든다.
생명이라는 게 참 약하고 허무하면서도 또 반대로 놀랄 정도로 질기고 강한 구석이 있는데...
오늘 자식 심장 떨어지게 만든 지인의 아버지... 부디 한 번 더 잘 버텨주시기를.
그리고 이번에 일어나시면 제발 자식들 말 좀 들으시길.
...... 이라고 쓰긴 하는데... (우리 부친 포함해서) 아버지들이 그러실 리가. ;ㅁ;
이것은 그야말로 희망사항.
그냥 다들 건강하고 오래 사시면 좋겠다는 정도에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