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읽은 책도 꽤 되고 이런저런 수다거리도 많지만 다음주에 더빙 끝날 때까지 머리 쓰는 일은 못하겠고 일단 먹은 얘기부터.
쉐모아 캬라멜
역시 예전에 동호회에서 교환한 품목. 뭔가 달콤한 향기가 나는 차가 땡겨서 선택해봤다.
찻잎의 크기도 고르고 밀봉한 봉투를 열었을 때 폴폴 새어나오는 캬라멜 향이 기대감을 한껏 올려준다. 물을 끓여서 티포원을 덥히고 찻잎과 물을 투하해서 우렸음.
한 2분 정도 기다린 다음에 첫잔을 조금 따라봤다. 밍밍하다. -_-;;; 찻잎의 크기가 좀 큰 편이라 넉넉히 우려야 하는 모양이라 생각하고 1분 정도 더 기다려 두번째 잔을 부었다. 색깔은 조금 더 진해졌지만 역시나 밍밍. 마지막잔까지 물맛과 차맛이 따로 돌고 향도 많이 사라지고. 써지면서도 진한 맛은 나지 않는다. 마지막 잔에는 우유를 듬뿍 부어서 마셨는데 오히려 이게 나았음.
캬라멜 홍차를 밀크티로 만들어 마시는 것에 대해 상당히 회의를 가졌는데 의외로 궁합이 괜찮다는 발견 말고는 이 홍차는 건질게 없었음. 교환도 사양하고 싶음.
카렐 홀리밀크
이름에서 풍겨나오듯 밀크티로 명성이 자자한 홍차. 그러나 교환한거라 밀크티까지 끓여마실 분량은 안 되는 것 같고 또 스트레이트를 즐기는 편이라 그냥 우려봤다.
밀크티로 굳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구수하면서 부드러운 쌉쌀함. 마신지 시간이 좀 지나서 자세한 느낌은 다 사라졌지만 꽤 만족도가 높았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가격대비로는 그다지라는 느낌이라 그냥 통과.
스테쉬 오렌지스타프루츠
여름에 아이스티로 우렸다가 처참하게 실패한 허브티. ^^; 마침 티백이 두개 있어서 하나는 겨울용으로 아껴뒀었다가 밤에 티타임을 위해 꺼냈다.
뜨겁게 우리니 은은하고 거부감 적은 오렌지향이 풍긴다. 특별히 대단히 맛있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지만 부드럽게 마셔주기에 나쁘지 않은 허브티이다. 편하기도 하고. 스테쉬 티백 시리즈들은 대충 중간 이상은 해주는 듯.
포트넘앤메이슨 라스베리
지금 마시고 있는 홍차. 누군가에게 얻은 티백인 것 같다.
포트넘앤메이슨의 클래식 홍차군에 대한 호감도가 워낙 높아서 굉장히 기대를 했는데 아주 살짝 모자란 듯한 맛과 향.
실론티를 베이스로 한 것 같은 가향차인데 라스베리 향이 고급스럽고 역하지는 않으나 뭔가 밋밋하다. 한번 우리고 난 다음 재탕을 한 느낌이랄까. 상큼한 과일향이 살짝 감도는 그런 홍차를 기대하고 마시는 입장에선 좀 어설프다. 그러나 깔끔하고 고급스런 베이스의 느낌은 상당히 만족스러움.
잎차는 어떨까하는 궁금증이 갑자기 무럭무럭 샘솟았다. 어쨌든 내 돈 주고 살 것 같지는 않음.
밀크티와 그외에 마신 차들의 이름이 줄줄이 사탕으로 떠오르지만 지금은 잠시 중단. 나중에 또 기운나면 그때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