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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

스타워즈 7

by choco 2016. 1. 4.

고백하자면 난 어릴 때부터 스타워즈 팬이었다.


TV에서 방송됐던 스타워즈 1(에피소드 순서라면 4)를 녹화해서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봤고 2편과 3편도 몇번을 질리지 않고 재탕을 했었다.


그런데 개봉 순서대로라면 4~6, 에피소드의 순서라면 1~3은 왠지 끌리지 않아서 패스하고 어영부영 우주전쟁에 대한 열정은 스타트랙으로 넘어가 있었는데 7은 78년 스타워즈의 느낌이라고 해서 모처럼 극장행~


누군가 평했던대로 78년 최초의 스타워즈와 엄청나게 흡사하다.


제다이 기사가 되는 플롯이나 배경의 느낌이며... 스포일러가 될까봐 자세하게는 못 쓰지만 별을 파괴하는 그 무기가 등장하는 에피소드까지 만약 스타워즈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시리즈가 아니라면 표절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


재미없고 유치했다는 혹평을 날리는 사람들이 왜 그런지 납득이 될 정도로 시나리오에는 수많은 우연이 남발되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구멍이 곳곳에 숭숭 뚫려있다.


하지만 스타워즈는, 끊임없는 우연과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이뤄진 전 세계 고대소설이나 서사시의 SF 버전이라는 걸 전제하고 본다면 그 모든 게 스리슬렁 넘어가진다.  단, 이 납득은 오페라나 발레 등 공연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두 약속한 그 무대라는 전제와 약속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때문에 다스베이더 가문의 3대로 이어지는 2016년의 스타워즈는 마니아들에겐 옛 향수를 불러오고 소위 '덕력'을 자극하지만 저런 사전 전제를 수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지루하고 유치한 우주 전쟁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리즈 첫편은 수많은 떡밥을 깔아놓고 그걸 앞으로 회수할 테니 열심히 챙겨보라는 의미인듯.


어린 초딩의 가슴을 무지하게 설레게 했던 한 솔로와 참 독특하니 매력있었던 레아 공주와 루크 스카이워커의 노년 버전을 보고 있자니 내가 얼마나 늙었는지 잊었던 세월을 새삼 실감하게 되네. 


아들래미 잘못 둔 덕분(?)에 큰 이변이 없는 한 한 솔로는 비극적으로 퇴장을 하신 것 같고 다음 편에서 루크와 레아의 역할이 궁금해진다.


영화 본 사람들의 평에, 다스베이더의 역할을 이어 받은 그 렌 기사단의 그놈은 포스가 다스베이더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평들이 많았는데 옛 향수나 선입견이 아닐까 했더니만 거기에 나도 동감.  이번 스타워즈는 악당 똘마니도 완성형이 아니라 성장을 할 모양이다.


지난 스타워즈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내가 니 애비다' (ㅋㅋ) 정도는 아니지만 중간에 꽤 놀라게 되는 반전이랄까 복선이 있으니 즐기시길~


스타워즈 팬들에겐 추천! 

감동, 꼼꼼한 플롯과 개연성을 따지는 사람에게는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