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들과 간만에 점심.
다들 학기 중에는 바쁘고 애들이 어리다보니 한번 만나는데 정말 힘들다. 우리 모임이 7명인데 다 모여본 적이 한번도 없는듯.
본래 스페인 음식점 미카사에 가려고 했으나 거기가 평일엔 이제 점심영업을 안 한다고 해서 터키 음식점으로 급선회.
요리를 시키면 이렇게 커다란 공갈빵이 나온다. 금방 구워와 따끈따끈한 빵을 쪼개서 나눠먹음.
쉐프의 스페셜 피자. 양고기와 쇠고기를 갈아서 만든 건데 나처럼 양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완전 환영이지만 양고기 냄새에 약한 사람들은 옆에 있는 매콤달콤한 소스가 필수.
꼬치구이한 채소와 고기 위에 소스를 얹고 요거트와 밥을 곁들인 요리. 아래에 있는 건 따로 시킨 샐러드. 둘 다 터키 향신료 특유의 향내가 진동. 다행히 우리 모임은 향신료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어서 잘 먹었음.
믹스드 그릴. 양고기는 양고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머지는 각자 알아서~ 무지하게 매운 케밥이 있었는데 남자들이 그걸 좋아한다고 (남편이 터키에 출장을 엄청 자주 다니는 친구가) 말해줌. 골고루 맛보기에는 딱인 음식이다.
양고기 냄새를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환영받은 닭고기 요리. 닭과 채소를 소스에 볶은 것에 치즈를 얹은 건데 밥이랑 먹으면 맛있다. 터키식 덮밥이랄까. ㅎㅎ
서비스로 주신 터키홍차. 쓴 건 아닌데 굉장히 진하고... 뭔가 설탕을 부르는 맛? 홍차에 설탕 잘 넣지 않는 내가 설탕 넣어서 먹었음. 근데 설탕을 넣는 게 훨씬 풍미가 좋다.
남편 손님 때문에 터키 식당을 엄청 다닌 친구 ㅇ은 이 근처에 있는 캐러반이 더 양도 많고 맛있다고 함. 거기도 한번 가보긴 하겠지만 여기서 먹고 싶은데 다른 친구들의 취향 때문에 못 먹어본 음식들이 몇개 있어서 조만간 동생이나 다른 멤버와 함께 한번 더 먹어줘야겠다.
요리사며 주인, 서빙 다 터키 사람이라서 잔뜩 긴장했는데 다행히 한국말을 다 잘 함. 더불어 엄청 친절하다.
나 빼고 다 음료수 시키고 저렇게 6명이 먹었는데 10만 6천원 나왔던가? 나쁘지 않은 가격인듯. 저렴한 런치 코스나 스페셜도 있으니 잘 모르면 그걸 시키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