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하나가 취소되고 또 다른 마감이 일요일로 들어오는 가운데 어쨌든 기운이 생긴 지난 주말의 초호화 저녁. 아는 게 많으면 먹고 싶은 게 많아진다는 말은 정말 진리인듯. ㅎㅎ;
어릴 때 사랑의 학교던가? 만화에서 이태리 어린이들이 산에 가서 땅속에 있는 버섯 채취해서 맛있다고 먹는 거 보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게 바로 이거였다.
지난 주에 동생 친구 ㅈ양에게 공수받은 프랑스 식료품들~
얘는 다음에 이용할 트러플 페이스트 혹은 크림. 이 쬐끄만 게 뭐가 그렇게 비싼가 했더니 트러플의 함량이 70%. ㄷㄷㄷㄷㄷ 내가 홍콩에서 사온 5%인가 10%짜리와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얘가 트러플 버섯~ 가장 좋은 등급이다. 요즘 트러플도 저가의 모양만 트러플인 가짜 중국산 때문에 난리인 모양. 잘 보고 사야한다.
어떻게 곁들일까 고민하다가 디너니까 그냥 안심 스테이크에 트러플을 소스 삼아 올리는 걸로~ 트러플의 향을 가장 잘 잡아주고 어울리는 게 달걀노른자라고 해서 반숙을 해서 얹었다. 오월의 종 통밀 바게뜨도 세팅 완료~
한개를 꺼내서 이렇게 슬라이서로 슥슥~
집에서나 누릴 수 있는 사치. 밖에서 이렇게 먹으려면 우리 형편으로는 파산 직행.
미디엄 레어 안심 위에 반숙 그 위에 트러플~ 향이 죽인다. 입안에서 계속 향이 남아서 목을 간질인다고 해야하나? 먹는 그 순간에는 '괜찮군, 뭐 특이하네.'지만 두고두고 떠오르는 중독성이 있는 맛. 소위 서양의 3대 진미 중에서 프와그라만 빼고는 나 내 입맛에 잘 맞는다. 특히 트러플과 캐비어는 정말 없어서 못 먹겠다. ㅎㅎ
프와그라는 비싼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먹어도 딱히 맛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음. 내 취향이 아닌 모양이다.
내가 홍콩에서 사온 트러플 발사믹과 화이트 트러플 오일. 빵에 찍어서 먹으니 환타스틱이다~
아껴놨던 몸값 나름 높으신 프랑스 와인을 개봉. 16%라 완전 독한데 트러플 얹은 스테이크와 잘 어울렸다.
빠지지 않는 우리 뽀양.
이태리나 스페인에선 개들이 트러플을 찾아낸다는데 우리 개는 과연??? 기대를 말아야지. -_-;
아직 2알 남았는데 다음 번에는 참치 타다키와 전복, 키조개 관자에 곁들여서 한번 먹어봐야겠다.
요즘 식재료를 사면서 글로벌 시대를 본의 아니게 아주 실감하게 됨. 한국에서도 백화점 등에서 트러플을 살 수는 있다. 다만 너무 비싸서 나 같은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 이렇게 외국 오가는 사람들 덕을 좀 봐야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비 빵꾸나게 생겼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