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 | 생각의나무 | 2007.7?-8.5
흥미있는 주제고 시작부터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는 내용이었지만 책 사이즈가 갖고 다니기엔 너무 크다보니 (공책 크기) 이동할 때 주로 책을 보는 나한테 계속 밀려 푸대접을 받아왔다. 찔끔찔끔 읽다가 갑자기 책읽기에 삘받은 이번 주말 사이클에 앉아서 마음 먹고 끝을 냈다.
1960년에 태어나 2002년에 죽은 짧다면 짧은 생을 산 저자. 이 책은 과거부터 작가가 세상을 떠난 2000년대 초엽까지 한국의 대중 문화사에서 그가 갖고 있는 기억들의 정리이고 편린이다.
이 사람과 조우는 활자를 통해서밖에 없지만 굉장히 친근감이 간다. 만약 살아 계셨으면 나의 남자 버젼을 보는 것 같아 친근감을 느꼈다는 스토킹성 팬레터를 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보냈을 지는 모르겠음. ^^)
자기가 발 붙이고 어울리는 그 세대보다 더 과거의 향수어린 문화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기억을 갖고, 앞에선 그럴듯한 모범생 내지 사회 순응자의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은 뒤로 호박씨를 다 까는 놀이의 추억. 유치한 조숙함과 알량한 지식으로 같은 또래들을 무시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성향.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어릴 때 가졌던 동경을 잊지 않고 실현하면서 (절대 대단한 건 없음. 예를 들자면 키세스 초콜릿을 쌓아놓고 원없이 먹어보겠다. 사고 싶은 책은 다 사겠다 등등의. ^^) 과거를 요상할 정도로 잊지않고 되새김질 하는 인간. 그리고 한줄로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걸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그렇다고 투사가 되기엔 모자란- 체제비판적인 방관자형.
이성욱씨는 그런 자신의 성향을 극대화해서 체험과 추억을 바탕으로 사실 확인을 거쳐 재미있는 대중문화사를 한편 펼쳐냈다.
한국의 대중 문화에 대한 학문적인 정리서는 많다고 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꽤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추억이라는 감성적 코드 위에 가요, 영화, 드라마, 스포츠, 문학과 같은 것은 물론이고 고고장이나 디스코텍, 캬바레, 락카페 같은 놀이까지 아울러 사회상의 변화를 엮어 나간 책은 찾기 쉽지가 않다.
이 책은 얼핏 보기엔 상당히 개인적이면서도 또 다수의 경험과 추억을 포괄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좀 잡다해지는 면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 대체로 일관된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상당히 수준있게 20세기 중후반의 한국문화사를 보여준다.
어렴풋이 기억으로만 남은 이름들이 다시 떠오르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감상문과 연관은 없이 잠깐 튀자면 특히 제목에 떡하니 박힌 김추자. 한편의 코메디였던 김추자 사건을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다루려다 나랑 정치성향이 반대인 PD때문에 못했던 일도 새삼 떠오른다. -_-;;;
[#M_김추자 사건|less..|지금 보면 완전히 코메디지만 당시엔 엄청 심각했던 사건이라고 한다.
김추자가 노래를 부르면서 추는 춤의 손동작이 남파된 간첩들에게 보내는 암호 사인이라는 첩보에 수사대 급파되고 방송정지를 먹었다나 뭐라... -_-;;;
근데 중앙정보부가 정말로 이걸 사실이라고 믿었을까???? 난 그게 제일 궁금하다.
1960년에 태어나 2002년에 죽은 짧다면 짧은 생을 산 저자. 이 책은 과거부터 작가가 세상을 떠난 2000년대 초엽까지 한국의 대중 문화사에서 그가 갖고 있는 기억들의 정리이고 편린이다.
이 사람과 조우는 활자를 통해서밖에 없지만 굉장히 친근감이 간다. 만약 살아 계셨으면 나의 남자 버젼을 보는 것 같아 친근감을 느꼈다는 스토킹성 팬레터를 쓰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보냈을 지는 모르겠음. ^^)
자기가 발 붙이고 어울리는 그 세대보다 더 과거의 향수어린 문화에 관심을 갖고 더 많은 기억을 갖고, 앞에선 그럴듯한 모범생 내지 사회 순응자의 모습을 보이면서 사실은 뒤로 호박씨를 다 까는 놀이의 추억. 유치한 조숙함과 알량한 지식으로 같은 또래들을 무시하며 우월감을 느끼는 성향. 그리고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어릴 때 가졌던 동경을 잊지 않고 실현하면서 (절대 대단한 건 없음. 예를 들자면 키세스 초콜릿을 쌓아놓고 원없이 먹어보겠다. 사고 싶은 책은 다 사겠다 등등의. ^^) 과거를 요상할 정도로 잊지않고 되새김질 하는 인간. 그리고 한줄로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으로 가는 걸 체질적으로 싫어하는 -그렇다고 투사가 되기엔 모자란- 체제비판적인 방관자형.
이성욱씨는 그런 자신의 성향을 극대화해서 체험과 추억을 바탕으로 사실 확인을 거쳐 재미있는 대중문화사를 한편 펼쳐냈다.
한국의 대중 문화에 대한 학문적인 정리서는 많다고 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꽤 쏟아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추억이라는 감성적 코드 위에 가요, 영화, 드라마, 스포츠, 문학과 같은 것은 물론이고 고고장이나 디스코텍, 캬바레, 락카페 같은 놀이까지 아울러 사회상의 변화를 엮어 나간 책은 찾기 쉽지가 않다.
이 책은 얼핏 보기엔 상당히 개인적이면서도 또 다수의 경험과 추억을 포괄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좀 잡다해지는 면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 대체로 일관된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상당히 수준있게 20세기 중후반의 한국문화사를 보여준다.
어렴풋이 기억으로만 남은 이름들이 다시 떠오르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감상문과 연관은 없이 잠깐 튀자면 특히 제목에 떡하니 박힌 김추자. 한편의 코메디였던 김추자 사건을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다루려다 나랑 정치성향이 반대인 PD때문에 못했던 일도 새삼 떠오른다. -_-;;;
[#M_김추자 사건|less..|지금 보면 완전히 코메디지만 당시엔 엄청 심각했던 사건이라고 한다.
김추자가 노래를 부르면서 추는 춤의 손동작이 남파된 간첩들에게 보내는 암호 사인이라는 첩보에 수사대 급파되고 방송정지를 먹었다나 뭐라... -_-;;;
근데 중앙정보부가 정말로 이걸 사실이라고 믿었을까???? 난 그게 제일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