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지은이) | 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 2007.11.8
웅진문학앨범 시리즈 중 하나. 지금 하는 일 때문에 열심히 읽고 있는 책 중에 하나다. 내가 읽은 많은 책들이 그렇듯 일이 아니라면 아마 잡지 않았을 책 중 하나.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런 것처럼 내 취향밖의 글을 강제적(?)이나마 붙잡아 읽게 된 것에 대해서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음.
제목 그대로 박완서라는 작가에 대한 집중 조명이다. 작가의 맏딸이 바라본 어머니의 모습. 작가 자신이 바라본 자신의 문학 세계와 개인적인 이야기들. 평론가가 작품과 친분을 통해 바라본 작가의 모습을 각각 다른 시선에서 교차해 그리고 있다.
작가 자신을 포함한 세명의 필자가 한명을 조명하기 때문에 당연히 겹쳐지는 부분도 있지만 잘 찾아보기 힘든 뒷면이나 옆면의 모습이 드러난다. 작가에게 묻고 싶지만 물을 수 없었던 개인사와 일반 독자들이 잘 알 수 없었던 파편들이 큰 덩어리로 있기 때문에 관음증적인 호기심이 충족되는 부분들이 또 다른 만족감을 준다.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조명한 박완서라는 작가에 대한 평가는 굳이 박완서의 팬이 아니더라도 공감을 갖게 하는 따뜻함이 있다. 지나친 치장과 화장을 느꼈다면 그 느낌이 반감됐을 테지만 미화를 억제하려는 노력과 진실이 보였기에 이 책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다른 곳에서 잘 찾아보기 힘든 풍부한 사진 자료들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이 책 한권이 박완서라는 작가의 모든 걸 다 표현하는 건 아니겠지만 후세의 누군가가 그녀를 연구할 때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다.
역시 명성이 있는 출판사라는 끄덕이 나오는, 꼼꼼하게 잘 만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