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Le Cycle du Graal: Lancelot du Lac tome 3 1993년 작이다. 화장실용이라 그런지 한달에 한권의 속도로 읽어나가는 것 같다. 이대로라면 여름 즈음에 다 읽지 싶은데... 이런 류의 연작 모험담이 화장실에서 읽기는 딱인 것 같다.
3권의 주인공은 아더왕 이야기에서 가장 인기도 많고 말도 많은 히어로인지 안티 히어로인지 구분하기 힘든 호수의 기사 란슬롯이다.
아버지의 왕국이 멸망하고 아기 때 멀린의 아내이자 제자인 호수의 부인 비비안의 손에 성장하고 기사로서 인정받기 위한 모험길에 오른다. 만약 기네비어를 만나지 않았다면 다른 원탁의 기사들처럼 모험을 즐기다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하는 평온한 인생을 살 수 있었겠지만 아더왕 신화에 남은 진한 켈트의 전승은 여신 기네비어에게 새로운 남성을 요구하고 늙어가는 아더를 대체할 영웅은 란슬롯의 차지가 된다.
사실 이런 치정(?) 비극이 없다면 아더의 이야기가 갖는 생동감이나 복잡미묘한 비극성이 훨씬 떨어질 것이다. 그래서, 도덕적인 잣대를 대자면 은혜도 모르는 나쁜 x인 란슬롯과 간음으로 모든 비극을 만단 기네비어가 매력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의 주인공이 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건 나중에 펼쳐질 얘기고 이번 편에서는 란슬롯의 성장과 기네비어와의 사랑, 그리고 그의 모험담이 펼쳐진다. 그리고 다음 세대의 주인공이 될 란슬롯의 아들, 천상의 기사 갈라하드의 잉태가 3부의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겠다.
란슬롯을 나몰래 사모하고 탐내는 모르간의 음모를 앞두고 3부가 끝났는데 4부가 엄청 기대된다는 얘기도 써놔야겠다. 어릴 때 짤막짤막한 부분이나 한권으로 축약된 동화에서 느꼈던 갈증을 성인이 되서 충족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엄청 뿌듯하고 행복하다.
책/픽션
아발론 연대기 3 - 호수의 기사 란슬롯
장 마르칼 | 북스피어 | 2008.1.15?-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