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제에 이어 오늘도 나를 수정의 마굴에 빠뜨린 담당자의 마인드는 쌍팔년도를 쓰기가 미안할 정도.
자기 맘대로 고쳐서 보낸 대본이란 걸 펼쳐보니 배달의 기수나 대한뉴스가 21세기에 살아난 느낌이랄까. 잃어버린 10년이나 20년 정도가 아니라 잃어버린 30년. -_-; 싸우기도 지쳐서 그냥 해달라는 그~대로 고쳐서 보내줬다.
12월이면 담당자 바뀐다는데 그 담당자가 오면 이 대본 다시 처음부터 싸그리 뜯어고칠 거라는데 요즘 미치게 먹고 싶은 서글렁탕의 양념 삼겹살 3인분에다 홍우빌딩 지하의 버섯 칼국수 2인분까지 추가로 걸겠다. 즉 이 모든 게 헛수고이고 아마 12월에 처음부터 다시 대본을 써야할 거다. ㅠ.ㅠ
어제 오후에 <종부세> 도입 4년만에 사실상 '불능화' 기사 보고 잠시 열 받아 죽을 뻔 했는데 70년대 대본을 수정하면서 그럭저럭 진화. 사실 여름만 되었어도 그러게 투표 제대로 좀 하라고 작년부터 그렇게 외쳤잖아!!! 라고 열냈겠지만 이제는 나도 국개론을 진심으로 접수한 터라 뭐......
작년 연말에는 나라에 망쪼가 들어 다들 단체로 제정신이 안드로메다로 탈출했다고 믿었지만, 4월에 총선이며 7월에 교육감 선거, 그리고 10월에 보선을 거치면서 그냥 국민은 자기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는 걸 인정하기로 했다. 2005년부터 낸 종부세 다 돌려주고 나면 나라 살림에 당근 구멍이 뻥~ 날테고 이제 온 국민이 모두 함께 똑같이공평하게 내는 세금으로 땜빵을 하겠지. 그런데 종부세에서 해방을 시켜주는데도 이메가 일당에 대한 호감이 0.0000000000001 나노그램도 생기지 않는 걸 보면 나도 내 이익에 입각한 투표를 안 하는 바보에 속한다는 깨달음이 갑자기...... 그래. 남 욕할 것 아니다.
그렇게 삽질을 내내 해도 추석 즈음까지는, 실수를 하더라도 한번 쓴 사람은 계속 믿고 밀어줘야 한다고 꿋꿋이 주장하시던 우리 부친 (경상도 골수 보수. -_-; 단 HID와 뉴또라이와는 구별요망~ ^^) 마저도 어제 드디어 "저런 무능한 XX 빨리 안 잘라버리고 뭐하냐"는 발언을 하신 걸 보면 그 아저씨도 이제 명이 거의 다 한 것 같기는 하다. (<-- 서울 거주 골수 영남 노년층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보면 됨. 비유를 하자면 조중동이 잘라버리라는 초강경 사설을 쓴 정도?)
종부세 폐지라는 필생의 숙원도 이뤘으니 이제 물러나도 한이 없을 텐데... 주식 손절매 좀 하도록 빨랑 내려오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