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크 | 한아름 | 2009.8.6?-10.4
2달여에 걸쳐서 끝난 플루타르크 영웅전 2. 웹에 기록하지 이전에는 책에다 읽기 시작한 날짜와 끝낸 날짜를 메모해놓던 습관이 있어서 보니까 2000년 10월 11일에 시작해서 10월 28일에 끝을 냈더라. 2000년에는 페리클레스를 제외하고는 별로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다고 메모를 해놨던데 아마 그 이름이 뇌리에 박힌 건 아르미안의 네딸들 때문이지 싶다. ^^
9년이 지난 후 2차 독서의 느낌은 페리클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을 탐구하는 재미가 그득했다고 기록해야할 것 같다.
카밀루스라고 로마 초기의 독재관인지... 여하튼 수많은 위기에서 전쟁을 이끌어 로마를 구하고 전염병으로 죽은 뒤 온갖 애도를 받으며 떠난 인물이 제일 처음에 등장하고, 그 다음에는 페리클레스와 파비우스라는 역시 국가적인 위기에서 각기 아테네와 로마를 구했지만 정적들이나 민중들과 끝없이 대립하고 비위를 맞추느라 고생했던 두 인물의 얘기가 나온다.
파비우스가 맞서 싸운 대상은 카르타고의 한니발. 그런데... 문제는 내가 팍스 로마나에 그다지 호감이 없는 한니발의 팬이다보니 플루타르크의 인물평이나 찬사에 동화되지 않고 계속 한니발의 편에서 안타까워하다 보니 별반 감정 이입이 없었다는... ^^; 이 두 인물은 살아 생전에 자국 내의 반대파들 때문에 엄청 고생하긴 했지만 어쨌든 편안히 집에서 죽고 죽은 뒤에도 수많은 애도를 받았으니 솔론의 평가를 당겨와서 판단하건대 결코 나쁜 팔자는 아니다. 그래서 내가 동조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을듯.
그 다음에 등장하는 두 인물이야말로 위인전의 주입을 벗어난 독자의 동정심과 기타등등의 감회를 자극할 비운의 주인공들. 알키비아데스와 코리올라누스라는, 각기 다른 국가와 시대를 살았지만 삶의 과정이나 종말이 거의 유사하다.
알키비아데스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소크라테스가 사랑하고 아꼈다던, 위인전에는 이름이 결코 등장하지 않던 그 미소년이었다. 타고난 매력과 더불어 막강한 권력에다 돈 많고 능력있고 잘난 것들의 대다수가 가진 수많은 악덕 (뇌물, 사치, 방탕, 타인에 대한 무시, 바람기 등등~ 망명지인 스파르타의 왕비와 바람을 피워 애를 낳게 하기도 했다는...)을 지닌 인간적인 인물로 그의 성향과 매력 때문에 수많은 공을 세우지만 조국에게 경원시당하고 결국은 타지에서 암살당한다.
코리올라누스 역시 로마의 쟁쟁한 명문가 태생으로 주변 민족과 소국가들의 위협에서 수없이 로마를 위기에서 건져내지만 그다지 감사할 줄 모르고 잘 잊어버리는 대중 (이건 동서고금을 통해 다 마찬가지인듯)과의 대립으로 결국은 로마에서 추방되고 한때 그가 토벌했던 국가들을 규합해 로마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가는 -로마 입장에서는- 안티 히어로. 그가 로마를 포위하고 함락 직전인 상황에서 -역사가 바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나는 많이 안타까웠다. 이때 확 밀어붙여서 없애버렸어야 하는데... ㅎㅎ; 로마에 남은 어머니의 설득으로 결국 퇴각해서 그가 지휘하던 볼스키인들에게 암살당한다.
플루타르크는 알키비아데스는 음탕함과 탐욕 때문에, 코리올라누스는 지나친 자존심과 고집, 교만 때문에 파멸했다고 평가를 하는데... 둘을 묶어서 평가하면서도 가장 무례하고 염치없는 알키비아데스와 금전을 탐내지 않는 절제심과 지조와 성실성을 가진 코리올라누스를 비교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결론을 마지막으로 낸다.
앞으로 읽어나갈 플루타르크 영웅전이 8권이나 남아있고 거기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겠지만 내게는 안팎에서 처절하게 배신당한 이 두 영웅이 제일 매력이 있다. 그리고 플루타르크의 결론과 달리 둘 다 오십보 백보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덧붙이고 싶음. ^^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물은 시칠리아를 카르카고의 압제(? 글쎄. 이건 저쪽의 입장을 한번 읽어봐야 공정한 평가가 가능할듯. 유럽 중심의 역사관에 무작정 빠져들기에는 난 좀 늙었음.)에서 벗어나게 한 티몰레온이라는 인물. 불의에서 조국을 구하기 위해서 눈물을 머금고 형을 죽였고, 그랬음에도 전혀 감사하지는 않는 코린트인들과 어머니의 미움을 받아 20년간 은거하다가 시칠리아 정복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영웅인데... 개인적인 공명심이나 명예욕에 굴복해 무너지지 않고 말년을 편히 보냈다는 점에서 벤치마킹할 인물인 것 같다.
올해 안에 10권을 다 끝내는 건 좀 무리겠지만 우보만리라고 이렇게 쉬엄쉬엄 읽어나가다보면 끝낼 날이 있겠지. 개인사와 업적들을 읽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나와 시간적 거리가 워낙 많다 보니 그런 거부감이 적다. 정보 자체보다는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내용들. 끝까지 완독하면 남는 게 좀 있을 것 같다.
9년이 지난 후 2차 독서의 느낌은 페리클레스를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을 탐구하는 재미가 그득했다고 기록해야할 것 같다.
카밀루스라고 로마 초기의 독재관인지... 여하튼 수많은 위기에서 전쟁을 이끌어 로마를 구하고 전염병으로 죽은 뒤 온갖 애도를 받으며 떠난 인물이 제일 처음에 등장하고, 그 다음에는 페리클레스와 파비우스라는 역시 국가적인 위기에서 각기 아테네와 로마를 구했지만 정적들이나 민중들과 끝없이 대립하고 비위를 맞추느라 고생했던 두 인물의 얘기가 나온다.
파비우스가 맞서 싸운 대상은 카르타고의 한니발. 그런데... 문제는 내가 팍스 로마나에 그다지 호감이 없는 한니발의 팬이다보니 플루타르크의 인물평이나 찬사에 동화되지 않고 계속 한니발의 편에서 안타까워하다 보니 별반 감정 이입이 없었다는... ^^; 이 두 인물은 살아 생전에 자국 내의 반대파들 때문에 엄청 고생하긴 했지만 어쨌든 편안히 집에서 죽고 죽은 뒤에도 수많은 애도를 받았으니 솔론의 평가를 당겨와서 판단하건대 결코 나쁜 팔자는 아니다. 그래서 내가 동조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을듯.
그 다음에 등장하는 두 인물이야말로 위인전의 주입을 벗어난 독자의 동정심과 기타등등의 감회를 자극할 비운의 주인공들. 알키비아데스와 코리올라누스라는, 각기 다른 국가와 시대를 살았지만 삶의 과정이나 종말이 거의 유사하다.
알키비아데스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소크라테스가 사랑하고 아꼈다던, 위인전에는 이름이 결코 등장하지 않던 그 미소년이었다. 타고난 매력과 더불어 막강한 권력에다 돈 많고 능력있고 잘난 것들의 대다수가 가진 수많은 악덕 (뇌물, 사치, 방탕, 타인에 대한 무시, 바람기 등등~ 망명지인 스파르타의 왕비와 바람을 피워 애를 낳게 하기도 했다는...)을 지닌 인간적인 인물로 그의 성향과 매력 때문에 수많은 공을 세우지만 조국에게 경원시당하고 결국은 타지에서 암살당한다.
코리올라누스 역시 로마의 쟁쟁한 명문가 태생으로 주변 민족과 소국가들의 위협에서 수없이 로마를 위기에서 건져내지만 그다지 감사할 줄 모르고 잘 잊어버리는 대중 (이건 동서고금을 통해 다 마찬가지인듯)과의 대립으로 결국은 로마에서 추방되고 한때 그가 토벌했던 국가들을 규합해 로마를 멸망 직전까지 몰고 가는 -로마 입장에서는- 안티 히어로. 그가 로마를 포위하고 함락 직전인 상황에서 -역사가 바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나는 많이 안타까웠다. 이때 확 밀어붙여서 없애버렸어야 하는데... ㅎㅎ; 로마에 남은 어머니의 설득으로 결국 퇴각해서 그가 지휘하던 볼스키인들에게 암살당한다.
플루타르크는 알키비아데스는 음탕함과 탐욕 때문에, 코리올라누스는 지나친 자존심과 고집, 교만 때문에 파멸했다고 평가를 하는데... 둘을 묶어서 평가하면서도 가장 무례하고 염치없는 알키비아데스와 금전을 탐내지 않는 절제심과 지조와 성실성을 가진 코리올라누스를 비교하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는 결론을 마지막으로 낸다.
앞으로 읽어나갈 플루타르크 영웅전이 8권이나 남아있고 거기서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겠지만 내게는 안팎에서 처절하게 배신당한 이 두 영웅이 제일 매력이 있다. 그리고 플루타르크의 결론과 달리 둘 다 오십보 백보라는 개인적인 결론을 덧붙이고 싶음. ^^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물은 시칠리아를 카르카고의 압제(? 글쎄. 이건 저쪽의 입장을 한번 읽어봐야 공정한 평가가 가능할듯. 유럽 중심의 역사관에 무작정 빠져들기에는 난 좀 늙었음.)에서 벗어나게 한 티몰레온이라는 인물. 불의에서 조국을 구하기 위해서 눈물을 머금고 형을 죽였고, 그랬음에도 전혀 감사하지는 않는 코린트인들과 어머니의 미움을 받아 20년간 은거하다가 시칠리아 정복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영웅인데... 개인적인 공명심이나 명예욕에 굴복해 무너지지 않고 말년을 편히 보냈다는 점에서 벤치마킹할 인물인 것 같다.
올해 안에 10권을 다 끝내는 건 좀 무리겠지만 우보만리라고 이렇게 쉬엄쉬엄 읽어나가다보면 끝낼 날이 있겠지. 개인사와 업적들을 읽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나와 시간적 거리가 워낙 많다 보니 그런 거부감이 적다. 정보 자체보다는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내용들. 끝까지 완독하면 남는 게 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