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크 | 한아름 | 2010.1.4?-3.4
이번에는 한 권을 읽는데 대충 2달 정도 걸렸다. 중간에 휴가가 끼어서 열흘 이상 비웠던 걸 생각하면 "이번 권은 재미없어~" 라고 괴로워했던 것에 비해서 그럭저럭 선방을 한듯.
이번 권의 등장 인물들은 피루스와 카이우스 마리우스 커플(? ^^) , 리산데르와 술라, 그리고 키몬이 나온다. 이 키몬과 짝이 되는 로마의 인물은 페이지 관계상 아마도 5권에서 등장하지 싶다.
4권이 왜 이렇게 지지부진 읽기도 싫고 재미가 없었을까? 읽을 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감상을 남기려고 책을 펼치고 앉아서 이렇게 찬찬히 목차를 보니까 그 이유를 알겠음. 제일 마지막에 등장한 키몬을 제외하고는 하나 같이 비호감의 극치를 달린다.
이 네 인물은 영웅전이 아니라 플루타르크 악역전 내지 안티 영웅전으로 분류되어야 하지 싶다.
내게 생소한 그리스의 피루스를 보면서는 참으로 교훈이란 걸 얻는 법이 없는 전쟁광. 리산데르는 리구르쿠스가 확립한 기초 아래 잘 나가던 스파르타 몰락의 첫 시동을 건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마리우스와 술라를 보면서는 약간은 복잡 다단한 기분이 들었다.
가시나무 새라는 대표작을 갖고 있는 콜린 맥컬로우라는 소설가가 다발성 경화증으로 투병하는 와중에 마리우스와 술라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까지의 로마를 다루는 대하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었다. 한국에서는 번역이 되다가 말아서 완결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소설의 초반부인 로마의 일인자의 주인공이 마리우스, 풀잎왕관의 주인공이 술라였다. 물론 그건 일종의 챕터였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 두 인물의 행로가 교차되고 함께 등장하고 있다.
그때 마리우스의 인상은 노회한 자수성가 부자. 술라는 수렁에서 탈출한 전략가 혹은 모략가. 소설 안에서는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변형되어 있었던 술라의 젊은 시절 행각들을 플루타르크는 건조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그 뼈만 남은 소위 팩트에 상상력을 덧입혀서 마치 그게 사실인 것처럼 느끼게 한 맥컬로우의 능력에 뒤늦게 감탄했다.
여하튼 마리우스와 술라의 독재와 내전은 잘 유지되던 로마의 공화정 근간을 무너뜨리고 결국 두 세대 뒤에 옥타비아누스라는 황제를 등장하게 하는 시작점이 되는데... 당시 로마인들은 그 사실을 몰랐겠지. 아마 공화정이 무너지는 것은 마리우스와 술라 역시 바라지는 않았을 것 같다.
로마인인 플루타르크의 윤색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이 안에서 그들은 상대를 증오하고 부와 권력, 영광을 얻기 위해 싸우면서도 스스로가 로마인이라는 것, 절대적인 가치가 그들의 조국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고 로마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마지막 선은 지키고 있었다. 아마 그래서 실은 수명이 다해 사라졌어야 할 로마가 공화정만을 소멸시키고 제정이라는 형태로 또 새롭게 부활해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악당들의 일대기라 어느 쪽에도 응원이나 공감이 되지 않아 좀 지지부진 하긴 했지만 다 읽고 앉으니 생각의 꼬리는 길어지는군.
마지막 인물인 키몬은 모범적이고 또 술술 잘 풀려서 즐겁게 읽고 있다. 이미 앞권에 등장했던 페리클레스, 테미스토클레스, 아리스테아데스 등과 얽힌 사건들이 이제 키몬의 입장에서 펼쳐지는 것도 여전히 재미있고. 느린 호흡이지만 플루타르크를 완독하는 기쁨이랄지 재미 중 하나는 이렇게 한 인물이나 사건을 다각도로 관찰하면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이 속도면 올해 안에는 플루타르크 전집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권의 등장 인물들은 피루스와 카이우스 마리우스 커플(? ^^) , 리산데르와 술라, 그리고 키몬이 나온다. 이 키몬과 짝이 되는 로마의 인물은 페이지 관계상 아마도 5권에서 등장하지 싶다.
4권이 왜 이렇게 지지부진 읽기도 싫고 재미가 없었을까? 읽을 때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감상을 남기려고 책을 펼치고 앉아서 이렇게 찬찬히 목차를 보니까 그 이유를 알겠음. 제일 마지막에 등장한 키몬을 제외하고는 하나 같이 비호감의 극치를 달린다.
이 네 인물은 영웅전이 아니라 플루타르크 악역전 내지 안티 영웅전으로 분류되어야 하지 싶다.
내게 생소한 그리스의 피루스를 보면서는 참으로 교훈이란 걸 얻는 법이 없는 전쟁광. 리산데르는 리구르쿠스가 확립한 기초 아래 잘 나가던 스파르타 몰락의 첫 시동을 건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마리우스와 술라를 보면서는 약간은 복잡 다단한 기분이 들었다.
가시나무 새라는 대표작을 갖고 있는 콜린 맥컬로우라는 소설가가 다발성 경화증으로 투병하는 와중에 마리우스와 술라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까지의 로마를 다루는 대하 장편소설을 쓰기 시작했었다. 한국에서는 번역이 되다가 말아서 완결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소설의 초반부인 로마의 일인자의 주인공이 마리우스, 풀잎왕관의 주인공이 술라였다. 물론 그건 일종의 챕터였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이 두 인물의 행로가 교차되고 함께 등장하고 있다.
그때 마리우스의 인상은 노회한 자수성가 부자. 술라는 수렁에서 탈출한 전략가 혹은 모략가. 소설 안에서는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변형되어 있었던 술라의 젊은 시절 행각들을 플루타르크는 건조하게 서술하고 있는데... 그 뼈만 남은 소위 팩트에 상상력을 덧입혀서 마치 그게 사실인 것처럼 느끼게 한 맥컬로우의 능력에 뒤늦게 감탄했다.
여하튼 마리우스와 술라의 독재와 내전은 잘 유지되던 로마의 공화정 근간을 무너뜨리고 결국 두 세대 뒤에 옥타비아누스라는 황제를 등장하게 하는 시작점이 되는데... 당시 로마인들은 그 사실을 몰랐겠지. 아마 공화정이 무너지는 것은 마리우스와 술라 역시 바라지는 않았을 것 같다.
로마인인 플루타르크의 윤색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이 안에서 그들은 상대를 증오하고 부와 권력, 영광을 얻기 위해 싸우면서도 스스로가 로마인이라는 것, 절대적인 가치가 그들의 조국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않고 로마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는 마지막 선은 지키고 있었다. 아마 그래서 실은 수명이 다해 사라졌어야 할 로마가 공화정만을 소멸시키고 제정이라는 형태로 또 새롭게 부활해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악당들의 일대기라 어느 쪽에도 응원이나 공감이 되지 않아 좀 지지부진 하긴 했지만 다 읽고 앉으니 생각의 꼬리는 길어지는군.
마지막 인물인 키몬은 모범적이고 또 술술 잘 풀려서 즐겁게 읽고 있다. 이미 앞권에 등장했던 페리클레스, 테미스토클레스, 아리스테아데스 등과 얽힌 사건들이 이제 키몬의 입장에서 펼쳐지는 것도 여전히 재미있고. 느린 호흡이지만 플루타르크를 완독하는 기쁨이랄지 재미 중 하나는 이렇게 한 인물이나 사건을 다각도로 관찰하면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이 속도면 올해 안에는 플루타르크 전집을 끝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