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용 | 살림 | 2010.5.27
아예 '점'으로 풀거나, 아니면 정말 한학의 최고봉에 속하는 그 난해함의 대명사인 주역을 과연 어떻게 이 작은 책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제목에서 암시하듯 점과 가까운 어떤 운명풀이에 좀 더 촛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나처럼 무지몽매한 독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을 한다. 100쪽도 되지 않는 분량에 그 심오하다는(그렇다고 함) 엄청난 철학과 사상을 다 담아낼 수는 없었겠지. 이렇게 쉽게 풀어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수의 일부를 겉핥기라도 느끼게 된다기 보다는 그냥 좀.... 가장 흔하고 비유하기 쉬운 점괘 몇개를 소개 받은 그런 정도?
책의 초반에는 개개인의 삶과 사회의 상징으로서 주역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거기서 더 논리를 발전시키지 않고 괘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 게 좀 아쉽다. 저자가 자신이 알고 있는 심오함과 의미를 전달하고픈 욕구와 이 책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왔다갔다 갈팡질팡을 좀 하느낌.
주역에 대한 입문서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그냥 주역의 바다 속에 점괘라는 그 일부분의 아주 약간을 구경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보면 딱 맞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