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모임을 했을 때 요즘 뜨는 슈거 얘기가 나왔는데 애 엄마들은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선물로 보내면 가장 간지(ㅋㅋ) 난다는 이유로, 애 없는 사람들도 각자 등등의 이유로 슈거 크래프트 원데이 클라스를 해보기로 결정~ 우리 동네에 새로 스튜디오를 오픈한 샘이 있어서 내가 연락하고 날짜 등등을 다 세팅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어쨌든 무사히 완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재밌었고 아예 애들을 데리고 하거나 엄마가 작은 케이크 정도는 만드는 방법까진 배워둬도 괜찮을 것 같다.
어제 설탕 조물락거리면서 우리가 한 말마따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마X팬 컵케이크 보내는 것과 이거 보내는 건 간지의 차원이 다르지.
각설하고 어제의 기록~ 이렇게 사진으로 찍고 정리를 해놔야지 아니면 말짱 도루묵.
첫번째 작품은 케이크 위에 올라갈 테디베어 곰돌이 만들기.
바로 이 친구.
선생님이 샘플로 제작을 해놓은 거다.
발렌타인 시즌이라 얘는 하트를 안고 있음.
이게 첫날 배운 것 중 가장 난이도가 높았다.
얘 하나에 1시간 반 정도 걸렸음. -0-
슈거 반죽은 선생님께 레시피를 받아 내가 직접 만드는 것도 -이론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 엄청난 수고와 뒤처리를 생각하면 그냥 선생님에게서 구입하는 게 현명할 듯.
먼저 흰 반죽에 색깔을 정한 뒤 식용 색소를 넣고 계속 주물러 색깔을 입힌다.
그리고 반죽을 몸통, 머리, 팔, 다리와 귀 용으로 나눈 뒤 당장 쓰지 않을 건 필히 비닐봉지에 넣어 마르는 걸 방지.
손에 반죽이 묻으면 쇼트닝을 뭍혀가면서 크랙이 없도록 반죽을 동글린다.
크랙을 없애는 방법은 -역시 이론적으로는- 꾹 눌러서 없앤 다음 동글동굴 뭉치는 건데 다들 샘의 도움을 받아 해결해음. ^^;
동그랗고 매끈하게 한 반죽을 아래와 같이 굴려 살짝 물방울 혹은 타원으로 만든다.
몸통이 될 아이.
그 다음 동그란 머리를 만들어 놓음.
머리가 크면 귀엽고 작으면 안정감이 있음.
난 귀여운 쪽으로 선택.
그리고 작을수록 정교한 작업이 되기 때문에 초보는 너무 작게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도 쉽게 가는 포인트인듯.
비닐에 넣은 반죽을 꺼내 팔과 다리 만들기.
이렇게 바닥에 놓고 손바닥으로 밀어 균일한 굵기로 만든다.
다리는 굵고 짧게, 팔은 조금 얇고 길게. ^^
길게 둥글린 반죽을 반으로 커팅.
붙일 부분에 붓으로 물을 발라서 이렇게 샘처럼 살살 양손으로 비비면 설탕이 녹아 끈적해짐.
그걸 이렇게 아래쪽에 붙이면 굳음.
얌전하게 다리를 모아도 되고, 나처럼 쩍벌남을 만들어도 됨. ㅋㅋ
선을 그어주는 슈거크래프트 칼로 발바닥을 슥 그어서 모양을 넣어주고.
발끝을 살짝 올려주면 이렇게 발 모양 완성.
흰 반죽을 얇게 밀어 동그랗게 잘라서 발바닥에 붙여줘도 된다.
팔도 같은 모양으로 동글려서 붙이고.
이건 기본 모양이고 여기에 어떤 데코레이션을 하느냐에 따라 토끼, 아기 등등으로 변형 가능~
귀는 작고 동그랗게 반죽을 뭉친 다음 동그란 찍게칼로 찍어줌.
이렇게 모양을 만든다.
물을 뭍힌 다음 저 작은 주걱 같은 누르게 칼로 살살 눌러가면서 붙인다.
여기까지 완성~
입을 만들기 위해 흰 반죽을 아주아주 얇게 민다.
동그랗게 찍은 반죽을 살살 늘려서 약간 타원으로 만들어 물을 살짝 뭍혀 얼굴에 철석 붙이고.
웃는 입을 찍은 뒤 밤색 반죽으로 코를 만든다.
코가 붙을 자리에 이쑤시게로 구멍을 낸 뒤 물을 살짝 뭍히거나 식용 풀을 발라 붙여줌.
까만 반죽으로 눈 붙이기.
검정색은 뭍어나기 쉬운데 그럴 때는 물에 적신 붓으로 살짝 닦아내면 됨. (<-중요한 팁!!!)
나비 넥타인은 얇게 민 반죽을 직사각형으로 잘라 가운데를 눌러 주름을 잡은 것.
테디베어 느낌을 주기 위해 스티치 칼로 바느질 선을 팔에 주고 있다.
배에도 한줄, 등과 얼굴에도 죽 넣어주면 귀여움.
아니면 얇게 민 흰 반죽을 배에 동그랗게 붙여줘도 되고.
이렇게 곰돌이는 완성.
다음은 리본 만들기.
반죽에 원하는 색을 넣은 뒤 밀대로 균일한 두께로 민다.
그 다음 직사각형으로 길게 2장, 그보다 폭과 길이 짧은 아이를 한장 잘라냄.
위에는 선생님 것. 아래는 내 것.
스티치 칼로 가장자리에 바느질 자국을 내어준다.
양 끝에 물을 발라주고.
딱 반 되는 지점에 모아줌.
리본 끈이 되는 건 사선으로 잘라준다.
위의 모양 가운데를 주름을 잡아 주름을 만들고, 얇게 재단한 것으로 가운데를 돌려서 리본 모양을 잡아준다.
도구를 이용해 좀 더 주름을 자연스럽게 더 잡거나 볼륨을 줘도 됨.
아주 커다랗고 볼륨이 있는 리본을 만들 때는 리본 사이에 휴지를 넣어 볼륨감을 크게 주고 굳힌다고 함.
반죽을 최대한 얇게 밀고 약간 도톰한 직사각형으로 자른다.
2/3 정도 접고 가장자리는 칼로 잘라 똑바르게 정리.
끝부분을 살짝 접어놓고 말기 시작.
접힌 부분이 위로 가야한다.
동영상~
반족의 두께나 길이에 따라 꽃의 크기와 느낌은 달라짐.
이건 다른 리본 만들기.
역시 동영상~
얘는 볼륨감이 있는 리본이다.
이번엔 이니셜 만들기.
그동안 한 것에 비해 제일 간단하다.
반죽에 색깔을 넣어 크랙없이 잘 뭉친 뒤 두툼하게 밀어 주고 모양틀로 찍어 무늬를 넣는다.
이렇게 모양을 넣음,
그 위에 원하는 이니셜이나 숫자를 넣고 찍음.
눕히는 건 얇아도 되지만 세울 거는 두껍게 밀어서 찍는 게 포인드.
여기에 작게 찍은 꽃이나 반짝이 같은 걸 붙여 포인트를 주면 된다.
선물상자 만들기~
설탕반죽으로 네모난 상자 모양을 만듦.
얇게 민 반족을 얇은 끈 모양으로 잘라낸다.
끈 반죽에 물을 발라 상자에 붙이고.
나머지 애들은 반으로 접어 끝만 살짝 붙여놓는다.
이건 다 만든 층층이 리본을 상자에 붙이는 모양인데, 이 리본 만들기의 포인트는 재네들을 위쪽으로 올려서 하나씩 층층이 붙여나가는 것.
그렇게 볼륨감을 줘서 모양을 다 만든 다음 마지막에 물을 살짝 발라 상자 위에 얹어 모양을 잡는다.
나중에 잊어버릴까봐 찍어둔 선물상자 만들기 과정 동영상들.
그외에 부수적으로 붙일 소소한 장식품들은 모양틀로 찍었음.
잎사귀는 잎사귀틀로 찍은 뒤 끝을 살짝 접어 볼륨감을 줬다.
다 함께 모아서~
이번엔 컵케이크 위에 씌울 커버 페이스트(라고 해야하나???)
이건 장식품 만드는 공예용 설탕과는 조금 다른 반죽.
좀 더 촉촉하고 부드럽다.
얘는 쇼트닝이 아니라 파우더 슈거를 밑가루로 쓰면서 반죽.
작업대에 이렇게 파우더 슈거를 미리 뿌려놓아야 함.
내가 일년치 만진 설탕보다 이날 만진 게 많을듯. ㅎㅎ;
반죽 모습 동영상~
흰색 하나, 얘는 식용색소를 넣어 연한 민트색으로~
얇게 민다.
모양을 만든 뒤 찍어낸다.
밀고 찍고~
컵케이크에 잼을 발라 접착제로 만든 뒤 그 위에 찍어놓은 커버를 붙인다.
붙이는 과정은 샘 얼굴이 찍혀서 초상권 보호 차원에서 생략.
컵 케이크 위에 만들어둔 설탕 공예 장식들 장식하는 과정들~
내가 만들 리본. ^^
5시간에 걸친 중노동의 결과물들이다.
내가 만든 8개.
뿌듯하군. ㅎㅎ
이대로 잘 말리면 데코레이션으로 사용해도 된다고 함.
당연히 먹어도 되지만 (이 샘 컵케이크 레시피 정말 맛있음. 본래 베이킹 클라스는 안 한다는데 우리가 우격다짐으로 졸라서 조만간 컵케이크 베이킹 원데이 하기로 했다. ㅎㅎ;) 안 먹고 그대로 담달에 줄줄이 돌을 맞는 친구나 후배 등등에게 쪼개서 선물하기로 했음.
내 동생 것.
이니셜이 있는 건 조카들에게 갈 거고 몇개는 한 동네 주민인 친구들에게 갈 것이지만 일부는 우리 것임~
이건 친구 ㅎ양.
잘 감춰뒀다가 발렌타인 데이 때 서방님께 선물하겠다고 함. ㅎㅎ;
내 동생은 다음에 원데이 클라스를 신청해서 바비인형 케이크를 한번 만들어볼까 하고 있고... 난 사진 등에서 많이 등장하는 선물상자 보양의 1호 사이즈 케이크를 해볼까 생각 중.
샘이 유학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 된데다 아직 어리고 때가 덜 뭍어서 그런지 열심히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하는 게 참 마음에 들었다.
원 데이 클라스인데 이 돈 내고 이렇게 푸짐하고 꼼꼼하게 배워오긴 쉽지 않을 듯.
2명 이상이면 생일, 발렌타인 등 자기가 원하는 컨셉에 맞춰 원데이 가능하다고 하고(혼자도 가능하지만 그러면 더 비싸짐. ^^;), 엄마랑 아이랑 같이 하는 클라스도 역시 원데이로도 가능하다고 하니까 한번 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겐 이 샘 추천. (모님 박양이랑 한번 해보세요~ 결과물도 멋지고 정말 잊을 수 없는 최고의 추억이 될듯. 나도 딸만 있으면 정말 같이 하겠음.) 가격대비 최강의 실속이라고 평가함.
휘황찬란, 삐까뻔쩍하게 꾸민 청담동 등등의 슈거 크래프트 샵이나 공방에서 시간 맞춰 빠르게 돌아가는 시스템을 선호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만족할듯.
개강하면 다들 바쁘신 양반들이니 가능하면 3월 오기 전에 컵케이크 원데이나 한번 맞춰봐야겠다.
이 샘 컵케이크의 머핀은 정말 환상임. >.<
돈 주고 레시피 얻어올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