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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영화

영화 본 기록들

by choco 2014. 6. 19.

그때그때 간단히라도 끄적여야 하는데 어영부영 시간이 지나버리니 뭘 봤는지도 가물가물.

그래도 기록을 해야할 것과 어제, 오늘 본 영화들에 대한 간단한 메모.


1. 변호인

거의 끝날 무렵에 봤던 것 같다.

용산에는 다 내려서 신도림까지 가서 조조를 봤던 영화.

사람들이 감동적이었다고 하는 법정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를 절규하듯 외치는 그 장면은 내게는 그냥저냥.

솔직히 좀 더 절제했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었다.


그외에는... 허구와 실제를 절묘하게 넘나드는 시나리오와 구성에 감탄하고 신급 연기자들의 연기에 몰입하면서 봤다. 

덕분에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엄청나게 우울했다.

점심을 먹는데 맛이 잘 느껴지지 않고 체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렇게 피흘리고 힘들여서 겨우겨우 뿌린 민주주의의 씨앗을 그 유신과 군사독재 귀신들에게 홀라당 까서 바치고 있으니.


계란을 바위를 치던 사람들의 슬픈 기록.

그럼에도 치고 또 치다보면 정말 희망이 있을까?

요즘 부쩍 그런 생각을 하게 됨.


영화 속에서 부산일보 기자로 나오는 송우석의 친구 윤택은... 이미 눈치 챈 사람들이 많겠지만 문재인의 친구 이윤택. 

감독의 센스에 웃었음. 

아마 이윤택 선생도 웃지 않았을까? ㅎㅎ


바위에 부딪쳐 깨어져버린 사람들을 생각하니 다시 우울해지네.  ㅜㅜ



2. 헤라클래스

어제 친구가 유료로 다운로드를 받았다고 해서 꼽사리 껴서 본 영화.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또 광고 뜬 거 보고 재밌어 보여서 이건 꼭 봐야지~ 했는데 정말 개봉하자마자 빛의 속도로 내려간 영화.

그때는 한국 사람들 취향이 아니었거나 대진운이 무지 안 좋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망한 이유가 있었다.

그 영화를 팔겠다고 찍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그걸 수입해서 극자에 건 사람들의 용기에는 박수를 보내겠다.


글 쓰는 게 얼마나 힘든지 잘 아는 유사동종업자 입장에서 영화나 드라마 볼 때 내가 써도 저것보다는 잘 쓰겠단 소리는 정말 거~~~의 안 하는데 이 영화는 자신있게 얘기한다.

내가 써도 (딴 한국말로) 저것보단 더 개연성있고 재밌게 잘 쓰겠다.

편집도 옆에 편집기사만 붙여주면 진심으로 저것보다는 더 잘 할 수 있음.



3. 미녀와 야수

어영부영하다가 약속이 깨져 못 보고 있던 말레피센트를 보려고 했는데 이게 나오는 바람에 급선회.

예고편에 등장한 여배우의 분위기가 딱 벨의 이미지에다 의상이며 미술이 완전 내 취향이라서 고~고~


딱 기대했던 것만큼의 재미.

중간중간 개연성이 좀...? 이런 부분들이 있었지만 환상동화에서 그런 디테일한 논리를 따지는게 웃기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납득하면 재밌다.

복선이 좀 빤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고 긴장을 주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고.

결말은 상당히 현실적이어서 왕자와 함께 하는 궁전에서의 근사한 삶을 기대하는 동화 마니아에겐 좀 뜨아할수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내용은 이쯤에서 끝.


좀 연식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몸매 좋고 분위기 좋은 남자배우와 예쁘고 역시나 몸매도 좋은 여배우의 조합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동행한 후배가 마침 생일이라 생일쿠폰 받은 걸로 공짜 팝콘과 음료수를 먿어 더 좋았음.  ㅎㅎ


니콜 키드만 나오는 그레이스 켈리 영화가 땡기는데... 걔를 극장 가서 보는 건 정말 돈 낭비겠지?

그 영화는 TV를 기다리기로~